제2345장
홍비 공주는 크게 상처받은 듯한 얼굴로 이천후를 노려보았다가 가녀린 몸을 번쩍 세우더니 홀연히 사라졌다.
이천후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홍비 공주는 분명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 이미 두 번이나 접근했고 이번에는 아예 길목을 막고 기다렸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쓴 변신 가면조차 꿰뚫어본 듯했다.
이는 그녀가 자신이 바로 ‘이천후’임을 알고 있다는 뜻이며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접근하는 데는 반드시 목적이 있을 터였다.
이천후는 그 목적이 아마도 만선천서 때문이거나 혹은 자신의 초기 제병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 판단했다.
무엇이든 간에 홍비 공주는 그리 순수한 의도로 다가온 것이 아니며 분명 그에게 해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와 거리를 두기로 결심했다.
이후 이천후는 작은 길을 따라 계속 발길을 옮기며 소상원 내부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확실히 이 정원은 지나치게 넓었다. 그는 무려 반 시간 넘게 걸어 다닌 끝에 겨우 한 바퀴를 돌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소상원의 누각은 모두 마흔다섯 채였고 이천후는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하나하나 훑어보았으나 그 어디에도 조민희의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있다면 단 한 곳, 바로 소상원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소원’뿐이었다.
그곳은 입구에 두 명의 강대한 존재가 지키고 있었고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통제하고 있었다.
이천후가 한 번 들어가 보려 하자 두 생령에게 그대로 튕겨 나왔다.
게다가 소원 주변은 강력한 진법이 겹겹이 쳐져 있어 억지로 돌파하는 것은 물론 정신력조차 침투할 수 없었다.
이천후는 그토록 엄중히 지켜지는 곳이라면 조민희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았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그 진법을 강제로 뚫을 방법이 없었다. 이천후는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봉황궁.
여기는 만요산 구궁오도탑의 중심 전각이자 만요산 제1성녀 봉무의 도장이었다.
바로 지금 봉황궁 내 단방에서는 음양 성자가 흑백 음양 도포를 걸친 채 단로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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