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4장
조민희가 갑자기 이천후의 팔을 붙잡았다가 다시 떨리는 손으로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이건 적염왕이 죽기 직전에 터뜨린 강렬한 생존 의지야! 그리고 거기에 만물의 근원적 기운의 자극이 더해져서 피 속에 잠들어 있던...”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진짜 신수 기린의 혈맥이 깨어난 거야!”
그 말을 듣고 이천후는 목이 바싹 마르는 느낌이었다. 원래는 단지 기린의 혈통이 숨어 있는 준마였던 적염왕이 이제는 온몸에 금빛 비늘 무늬가 떠오르고 네 발에는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며 고대 문헌에나 나오는 기린이 강림하는 형상을 보이고 있었다.
“봤지?”
조민희는 흥분해서 두 볼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의 허리춤에 찬 약낭이 짤랑거리며 흔들렸다.
“처음부터 말했잖아. 그 안에 신수의 혈통이 숨어 있다고! 이제 기린마의 골격과 완전히 융합했고 신수의 혈맥까지 각성했으니...”
그녀는 문득 말을 멈췄다가 변화하는 적염왕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젠 상고의 십대 신마를 능가할지도 몰라...”
멀리서 뼈가 재구성되는 듯한 폭음이 터졌고 적염왕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 울림에 주변 십리 내의 고목들마저 낙엽을 떨구었다.
조민희의 눈에는 그 장면이 찬란한 혈광으로 비쳤고 그녀는 그 순간 자신의 이름이 ‘신마보’의 새로운 첫 페이지에 새겨질 것만 같은 착각을 느꼈다.
유운탁 계열의 반 전승자로서 조민희는 지금 불사조의 불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적염왕을 바라보며 손끝까지 떨렸다. 첫 시도에서 만든 마수가 상고의 신마들과 나란히 설 수 있는 존재가 되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적염왕의 뼈대는 기린마의 유골과 완벽하게 결합되고 있었고 뼈마디마다 어둑한 금빛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적염왕 몸속에 잠자고 있던 기린의 신혈이 완전히 깨어난 순간 동굴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그제야 조민희는 깨달았다. 이건 단순히 말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용’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제 됐어요?”
이천후는 불길 속에서 점차 윤곽이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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