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9장
이천후는 번개늑대 보법을 펼쳐 바람처럼 뒤쫓았다. 그러나 그 흐릿한 유광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즈음 황촌 어귀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둥글게 둘러서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앙에는 누가 봐도 처참한 몰골의 사내가 바닥에 널브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어라, 저거 탁재환 아니야?’
이천후가 인파를 밀치고 안을 들여다보자 아니나 다를까 평소엔 콧대 높고 거들먹거리던 탁재환이 지금은 사지를 뻗은 채 나자빠져 있었다. 꼭 벼락 맞은 두꺼비 같다고나 할까, 다리뼈는 기이하게 휘어져 있고 얼굴은 고통에 일그러져 있었다.
곁에 서 있던 조상민이 부축하려 하자 탁재환은 곧장 울부짖었다.
“건들지 마! 내 다리뼈 다 나갔단 말이야! 젠장... 내가 닭장 안에서 닭이랑 놀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천벌이라도 내린 것처럼 뭐가 들이받아서 2킬로는 날아갔어!”
그는 멀찌감치 서 있는 회화나무를 가리켰다. 그 나뭇가지에 닭 한 마리가 거꾸로 매달려 있었고 투구처럼 생긴 볏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뭐가 들이받은 거야?”
이천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금빛 덩어리였어!”
복숭앗빛 볼을 부풀리며 턱을 괴고 있던 도요가 중얼거렸다.
“아니, 그냥 빛덩어리가 아니라 번개를 두른 흉수가 지나간 것 같았어.”
그녀의 콧잔등에는 아직도 풀잎이 붙어 있었고 얼굴에는 겁먹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천후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신마기린이 들이받고 간 모양이었다.
탁재환을 수 킬로미터 밖으로 날려보냈으니 정말 엄청났다. 게다가 탁재환은 허벅지뼈가 아예 부러져버렸다.
이천후가 신식을 펼쳐 상태를 살펴보니 허벅지뼈만이 아니었다. 가슴뼈와 갈비뼈도 도합 열댓 개는 금이 가 있거나 완전히 부러져 있었다.
다만 조민희가 손에 힘을 적절히 조절한 덕분인지 탁재환의 내장은 온전했다. 뼈가 부러진 것 외엔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물론 회복력이 비범한 그들 같은 수련자에겐 이런 외상은 곧 회복될 것이다.
하지만 이천후는 신마기린의 위력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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