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2장
“거래할 때 들킨 거야.”
“하지만 전 그때 분명히 아버지가 준 천면옥부를 썼다고요!”
안연철은 불안한 듯 머리를 쥐어뜯으며 외쳤다.
“탁재환 형이랑 나연이는 아예 얼굴도 안 비췄잖아요! 저놈은 개코라도 달렸나?”
“세찬 태자를 얕보지 마. 세찬 태자는 굉장히 강해. 고대의 비술도 여럿 익혔으니 네 정체를 간파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공작 성녀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러자 안연철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일은 그의 실수였다. 적들을 이곳까지 끌어들인 셈이니 말이다.
“이천후, 금오탕 끓인다더니 재료가 제 발로 찾아왔네?”
조민희는 검게 물든 하늘 아래로 끝없이 밀려오는 적군을 보며 전혀 긴장한 기색도 없이 웃어 보였다. 오히려 여유 있게 농을 던질 정도였다.
이천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세 발 달린 까마귀 한 마리쯤 오면야 대환영이죠. 그런데 저걸 좀 보라고요...”
그는 턱을 살짝 들어 지평선을 가리켰다. 먼 곳에 늘어선 깃발들이 마치 하늘을 덮을 듯 촘촘하게 펼쳐져 있었다.
“마을 어귀에 솥 열댓 개 줄지어 놓는다고 해도 저놈들은 국물도 못 낼 판이에요.”
“걱정 붙들어 매요!”
안연철은 기왓장 위로 폴짝 뛰어오르며 외쳤다.
“우리 황촌은 도기로 만든 마을이에요. 도망용 전법도 한두 개가 아니라고요! 싸움이 안 되면 그냥 튀면 돼요!”
하지만 도요는 고개를 저었다.
“상대도 그쯤은 예측하고 왔을 거야. 이 정도 규모로 쳐들어온 걸 보면 우리가 빠져나갈 길도 차단해놨을 확률이 높아.”
진흑곤은 묵직한 구환도를 지면에 꽂으며 외쳤다.
“저 개잡놈들을 그냥 썰어버리죠! 제 칼은 아직 금오의 피 한 방울 못 마셔봤거든요!”
그때 들것 위에 누워 있던 탁재환이 번개처럼 상체를 일으켰다.
“날 일으켜 줘! 아직 세 명은 더 찌를 수 있단 말이야!”
이천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그들에겐 자유신장이 있었다. 비록 공간 크기나 안정성 면에서는 황촌보다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최소한 이곳에 있는 이들 전원을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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