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7장
이천후의 두 눈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눈앞의 적산 고대 성자를 노려보는 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저놈을 산 채로 씹어 삼킬 듯했다.
모두가 그가 그대로 달려들어 목숨을 걸 싸움을 벌일 거라 생각한 순간 이천후의 몸이 허공에서 잔상처럼 사라졌다.
다음 순간 수십 리 떨어진 곳에 나타난 그는 이미 신궁을 당기고 있었다. 열여덟 줄기 황금빛 화살이 번개처럼 쏟아져 내려 금오대진을 조종하던 세찬 태자를 향해 곧장 날아갔다.
“멈춰!”
피를 토하며 절규하듯 외친 이천후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한 발 한 발 화살을 쏠 때마다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이 전해졌다. 신마기린의 처절한 비명이 고막을 찢듯 울려 퍼졌고 전신에 불꽃을 뒤집어쓴 그의 사랑스런 탈것은 금오대진의 정화에 의해 소멸 직전이었다.
쾅. 쾅. 쾅...
열여덟 발의 화살은 하늘을 뒤흔드는 분노한 용의 포효로 변해 창공을 뒤엎었다.
그러나 세찬은 단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치켜들었다. 곧이어 마흔아홉 개의 황금 대기가 바람을 가르며 펼쳐졌고 그 깃발들이 허공에 마흔아홉 개의 천문을 세워냈다.
깃발에서 분출된 무시무시한 금빛 화염이 눈 깜짝할 새에 모든 신궁의 화살들을 재로 만들어버렸다.
“이따위 고철 따위로 나를 이기겠다고?”
세찬 태자는 화염 바다 한가운데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금오깃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이 그의 몸을 감싸 마치 태양의 신자처럼 찬란하게 빛났다.
이천후는 그 자리에 무너져 주저앉았다. 이미 중상을 입은 몸에서 억지로 쏘아낸 열여덟 발은 그의 마지막 힘이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과 지존연맹 사이의 격차를 절실히 깨달았다. 자신들은 대나무 막대를 들고 천병을 향해 덤비는 어리석은 필부에 불과했고 지존연맹은 그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강자였다. 깊고 무거운 무력감이 이천후의 온몸을 짓눌렀다.
‘그래도 해보자!’
잠깐의 절망 끝에 이천후는 이를 악물었고 두 눈에 다시 광기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몸속 아홉 개의 영동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그는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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