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1장
내공의 깊이로 따지자면 황촌은 지존연맹에 한참 못 미쳤다.
만약 소지한이 하늘에서 강림한 신마처럼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다면 황촌은 이번 전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다 하더라도 절반 이상의 인원이 전멸했을 것이다. 하물며 신마기린의 목숨까지 지켜낼 수 있었겠는가?
이 피투성이 전장은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이천후의 정신을 단번에 각성시켰다. 지존연맹과 자신들의 실력 차이를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간 공격을 미루고 정면충돌을 피하며 기회를 엿본 전략은 역시 옳았다.
아무리 이천후가 지금보다 열 배는 더 강하다 한들 정면에서 부딪쳤다면 결국 가루조차 남기지 못하고 분쇄당했을 것이다.
그는 전장을 내려다보았다. 이리저리 쓰러진 시신들, 적의 것도 있었지만 그의 형제들도 있었다. 그 모습에 이천후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다. 50명이 넘는 5대 산채 형제들 중 48명이 이번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
진기범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 있었고 조민희의 흰옷은 진즉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우나연은 부상 탓에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으며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조차 하나같이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심지어 신마기린조차 마지막 숨만 남겨둔 상태였다.
‘이 원수는 반드시 피로 갚아야 해.’
이천후는 이를 악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손끝에서 뼈마디가 덜컥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검은 기운을 두른 채 한 사람이 떠 있었다. 과거 피맺힌 원한을 안고 냉혹한 얼굴로 살았던 그 소년, 언제나 이천후의 뒤를 따르며 ‘은인님’이라고 외치던 연씨 가문의 하인. 그러나 지금은 검은 도포를 휘날리며 하늘에 서 있고 손짓 하나로 천지의 기운을 뒤흔들며 강적들을 가루로 만들었다.
“지한 씨!”
이천후의 목소리는 떨림으로 가득 찼다.
등천로에 발을 들인 그날부터 이천후는 줄곧 소지한을 찾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다시 마주한 순간 어찌 가슴이 벅차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익숙하고 냉철한 얼굴이 갑자기 검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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