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2장
김치형의 움직임은 이제 도무지 궤적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해졌다.
그의 주변을 감싸던 공간을 가르고 신식을 끊는 극한의 절명 도기들이 허공을 가르며 쏟아졌지만 그 모든 칼날은 그의 몸을 스쳐 지나는 환영에 불과했다.
도마 위의 고기처럼 조각날 줄 알았던 김치형은 단 하나의 상처조차 입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펼친 보법은 신묘하고 심오하여 시공조차 벗어난 경지였다.
그와 동시에 김치형의 입에서 낮고 장엄한 음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그의 목소리는 오랜 세월을 뚫고 울려 퍼지는 듯했고 천지를 다스리며 모든 생령을 가르치는 위대한 도의 울림이 깃들어 있었다.
“헌원이여,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사계를 굽이치게 하고...”
그의 입에서 단어들이 뱉어질 때마다 금빛의 파문이 퍼져나갔고 그 모습은 마치 신령이 세상의 진리를 설파하는 광경처럼 숭엄했다.
“무도는 신과 통하고 영원을 깨뜨린다!”
그 말이 퍼져 나갈 때 그를 겨누던 수많은 도기가 슬픔을 토하듯 울부짖으며 산산이 부서졌다.
“천지와 더불어 생을 나누고 일월과 함께 빛난다!”
김치형의 몸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모습으로 더욱 빠르게 깜빡였고 그와 함께 울리는 음송은 점점 커지며 불멸의 기운을 동반했다.
그 음송이 계속될수록 그를 향하던 칼날은 금빛 파문에 부딪혀 부서져갔다.
“힘으로 하늘을 가리고 별을 움켜쥔다!”
그 외침과 함께 하늘을 뒤덮는 기운이 솟구쳤고 공간을 가르던 잔존 도기마저 별빛처럼 흩어졌다.
“황제는 천지에 마음을 세우고 중생에게 생명을 부여한다!”
그 말이 닿는 순간 김치형 주변의 혼란스럽던 공간 균열이 단번에 잠잠해졌고 남아있던 마지막 도기조차 흩어져버렸다.
“옛 성인의 절학을 이으며 만세의 태평을 연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이 퍼질 때 천지를 울리는 종소리처럼 그의 목소리가 세계를 뒤흔들었다.
곧이어 김치형의 형체가 완전히 고정되었고 그를 감싸는 불꽃 속엔 제왕의 도를 품은 광휘가 드리워졌다.
그 모습을 본 이천후는 깜짝 놀라 전음을 보냈다.
“너, 헌원 대제의 신통을 익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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