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2715장

“알았어.” 이천후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저 녀석, 그동안 다른 사람한테 날을 세우기만 하다가 첫 전투에서 제대로 당했네. 뭐, 첫 수업치고는 괜찮은 교훈이 됐을 거야.” 붕... 그 순간 이천후의 영대 깊숙한 곳에서 왕불의 금신이 떨리며 눈부신 빛을 터뜨렸다. 그 빛은 거대한 불수를 이루며 하늘을 뒤덮고 세상의 모든 사악함을 제압하며 중생을 어루만지는 자비로운 힘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손이 허공을 가르며 내려가려던 찰나 자기 자신의 감정에 짓눌려있던 김치형이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뜨며 일어섰다. “신산기복술!” 미약하지만 맑고 깨끗한 기운이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왔고 곧이어 공허하고 아득하며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듯한 기도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낭랑한 소리는 불문의 범창도 도문의 진언도 아니었다. 그건 마치 새벽 햇살이 퍼지기 직전 산중 사찰에서 울려 퍼지는 첫 종소리 같이 귀를 울리고 먼지 낀 영혼을 씻어내며 마음 깊은 곳의 거울을 다시 닦아냈다. 또한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고찰의 늦은 북소리처럼 묵직하고 고요하게 불안과 동요를 가라앉히며 핏속에 잠든 평온을 일깨웠다. 이것이 바로 신산기복술이었다. 공격술도 아니고 방어술도 아닌 이 신술은 신염산의 화족이 기나긴 고난의 밤 속에서 절망과 핏물, 믿음으로 쌓아올린 영혼의 기도였다. 화족의 역사는 피와 눈물로 물들어 있었고 그들은 깊은 원한을 짊어진 채 뿔뿔이 흩어져 쫓겨 다니며 천로의 틈바구니 속에 숨어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 마지막 혈맥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 신염산의 뿌리가 된 전임 족장의 비장하고도 결연한 선택은 영원한 낙인이 되어 화족 생령의 혼속 깊숙이 각인되었고 결국엔 지울 수 없는 종족의 상처로 남게 되었다. 무수한 밤낮 동안 화족의 후예들은 신염산 아래 무릎을 꿇은 채 붉은 살점으로 이루어진 산을 우러러보며 기도했다. 조상의 터전을 되찾기를. 그리고 조국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기를. 그들은 언젠가 모든 걸 불태운 그 족장이 다시 깨어나 자신들을 이끌어주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