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0장
조민희는 눈매를 살짝 휘며 입가에 엷은 웃음을 띠었다.
“그래, 나연이 보고 널 데려가라고 할게. 하지만 난 이제 예전처럼 맘대로 돌아다닐 순 없어. 태교에 집중해야 하거든.”
“푸헉!”
이천후는 몸이 덜컥 흔들리며 중심을 잃을 뻔했다. 그는 곧 번개처럼 고개를 확 들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 진짜예요? 정말 아이가 생긴 거예요?”
그의 시선은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조민희의 여전히 평평한 아랫배로 향했다.
조민희는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짓고 있었고 그 반짝이는 눈동자엔 장난기 어린 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맑고 투명한 눈매 아래 피부는 눈처럼 희고 윤기 있게 빛났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그녀의 실루엣은 마치 정교하게 깎은 옥처럼 완벽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예쁜 얼굴에 두 뺨은 불처럼 발그레 물들었고 풍부한 감정을 담은 눈매는 살짝 감겨 있었다. 긴 속눈썹은 마치 나비의 날갯짓처럼 미세하게 떨렸고 그 아래 숨겨진 눈빛엔 영락없는 장난꾸러기의 기색이 흘렀다.
눈처럼 고운 목선 아래 가느다란 어깨는 웃음을 참느라 살짝 들썩이고 있었다.
“내가 묻고 있잖아요!”
이천후는 참지 못하고 한 발 다가섰고 시선은 여전히 조민희의 배에 고정되어 있었다.
“진짜 우리 아이예요?”
그가 긴장해하며 묻자 조민희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바보 같긴. 내가 널 놀린 거야! 네 표정 좀 봐, 진짜... 하하하하.”
“...”
이천후는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버렸고 이내 허탈하게 웃으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또 속았네.’
그는 머리를 살짝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천후는 조민희 앞에서 언제나 꼭두각시처럼 끌려다니는 느낌이었다. 무슨 말을 믿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고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서부터 진심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그가 입을 열어 따지려던 찰나.
“하암...”
나른하고 졸린 기운이 가득한 하품 소리가 그의 손목에 걸려 있는 어수환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이천후는 온몸에 전율이 일며 정신이 물밀듯 어수환의 공간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금빛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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