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8장
마치 누군가 리모컨으로 ‘일시정지’를 누른 듯 현장의 공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주변 인물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 제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심지어 수많은 사생결단을 겪어온 이천후조차도 그 광경에 턱이 빠질 뻔했다.
이건 싸움의 도는 고사하고 인사도 없이 그냥 본격 ‘개봉박두’였던 것이다. 이건 반가운 인사 따위가 아니었고 그야말로 아예 식사 자리에 앉아 첫 접시를 들이미는 수준이었다.
“세상에, 맙소사! 당장 이놈을 떼줘!”
아직도 몸에서 연기가 솔솔 올라오고 머리는 폭탄 맞은 듯한 탁재환이 누구보다 먼저 정신을 차리고는 거의 기합이 들어간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누가 좀 도와줘! 금빛 새끼 사자, 당장 입 벌려! 저건 우리의 닭이야! 아니지, 우리 황촌의 일원이야!”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자마자 현장은 완전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르르 몰려든 인파가 정신없이 사자 주변으로 몰려들었는데 어떤 이는 새끼 사자의 앞다리를 끌어당기고 어떤 이는 꼬리를 붙잡고 누군가는 사자의 입을 억지로 벌리려 애썼다.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온몸에 힘을 쥐어짜던 여덟 명의 장정이 몇 분을 죽을힘 다해 매달린 끝에야 마침내 그 탐욕스러운 입에서 십진계를 간신히 떼어낼 수 있었다.
“까악! 으으... 죽을 뻔했네, 이놈아!”
십진계는 새끼 사자의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마치 화약에 불붙은 폭죽처럼 튕겨나가더니 피가 뚝뚝 흐르는 목덜미를 감싸 안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 처절한 비명은 듣는 자로 하여금 심장을 후벼파게 했고 보는 자로 하여금 눈물이라도 날 것 같게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사건의 중심인 금빛 새끼 사자는 죄책감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었다. 오히려 혀를 쓱 내밀어 입가에 묻은 금빛 닭피를 음미하듯 핥더니 눈동자에 짙은 만족감이 번쩍였다.
새끼 사자는 입맛을 쩝쩝 다신 다음 당당하게 외쳤다.
“왜 다들 그렇게 멍하니 서 있어? 이건 십진계라고! 태고 팔대 진미 중 으뜸이자 전설의 식재료야. 살아 있는 보약, 걸어 다니는 영약이라고.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못 먹어! 어서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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