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4장
끼이익.
마침내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석실의 문을 바라보던 그때 나무 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천후와 연민정 두 사람의 모습이 문가에 나란히 나타났다.
그들의 얼굴엔 긴 여운이 남아 있었지만 그 속에 단단한 결심이 서려 있었다. 이천후는 어떤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고 문턱을 단호히 넘어서며 쇠붙이 부딪히는 듯한 날 선 목소리로 말했다.
“계획 변경이다. 원래 목표였던 신흔 고대 광맥으로의 진격을 취소한다. 전 병력 지금 즉시 용문 보물 광맥으로 공격 방향을 전환!”
쿵.
이천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황촌은 순식간에 폭발했고 소란이 밀물처럼 번지며 전사들의 입에서 혼란스러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용... 용문 보물 광맥으로 가자고요?”
“신흔 고대 광맥은 어쩌고?”
“갑자기 뭐야?”
“내 귀가 이상해진 건가?”
계획 변경이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너무나도 터무니없었으며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 혼란은 이천후를 가장 신뢰하던 이들조차 가볍게 흔들어놓았다.
조민희 역시 납득하지 못한 채 앞으로 나섰고 그녀의 눈빛엔 노골적인 의문과 우려가 담겨 있었다.
“이천후, 왜 갑자기 계획을 바꾼 거야? 그것도 위험도가 가장 높은 용문 보물 광맥을 선택한 이유가 뭐냐고?”
용문 보물 광맥은 태원 고대 광맥의 핵심부에서 불과 만삼천 리 떨어져 있다. 지존연맹이 보유한 고대 전차와 성자급 전사들의 이동 속도를 감안하면 단 한 번의 경보 신호로도 수십의 주력 병력이 금세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반면 신흔 고대 광맥은 태원과 십만 리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시공간을 찢는 비보를 사용해 전속력으로 달려와도 도착까지는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이 걸릴 것이 분명했다. 그 시간 동안 황촌 전사들은 방어선을 돌파하고 보물을 약탈하고 거침없이 철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용문 보물 광맥을 공격한다는 것은 방어선이 무너지기도 전에 광산 내부 병력과 지존연맹의 주력이 안팎에서 협공을 가해올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되면 보물은커녕 퇴각조차 장담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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