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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0장

원슬미의 등 뒤에 성지 내부에서 이미 기울고 휘청이며 사라져가고 있는 한 오래된 가문이 있었다. 지금까지 간신히 성맥의 체면과 자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오직 그녀가 머리에 이고 있는 그 위태로운 성녀의 자리 덕분이었다. 권력과 영광을 상징하는 이 자리에 대해 정작 원슬미 본인에게는 미련이 조금도 없었다. 그녀의 본성은 담백하고 고요했으며 오히려 청등 곁에서 고서를 펼치고 연지에 앉아 도를 깨닫는 청정한 삶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물러날 수는 없었다. 한번 성녀의 자리를 잃는 순간 그녀의 가문은 곧장 추락하여 더 이상 십대 파계의 위상을 지키지 못하고 성지 안의 수많은 평범한 지맥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누려온 모든 자원과 보호, 지위는 하루아침에 사라질 터였다. 이미 기운이 다한 가문에게 이는 곧 멸문지화와 다름없었다. 부모와 일족, 청련 고대 광맥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많은 문도들의 운명은 한없이 비참해질 것이 분명했다. 천기 성지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도 하늘 위에서 진흙탕으로 추락한 뒤 마침내 소리 없이 사라져버린 가문은 수없이 많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붙들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이천후야말로 성수가 그녀에게, 그리고 청련 고대 광맥에 내민 구원의 손길이었다. 이천후와 맺어지는 것만이 가문의 연명을 지킬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것을 위해 그녀는 자신을 내어줄 각오가 되어 있었다. ... 넷째 성녀 원슬미의 대답은 다른 천기 성녀들의 눈에는 당연한 귀결로 보였다. 그러나 이천후의 귀에 그것은 마치 벼락과도 같은 충격이었다. 그는 순간 얼어붙은 듯 입을 벌린 채 제 귀를 의심했다. 그의 인식 속에서 천기 성녀란 모두 높고도 성스러운 존재이자 하늘 위의 선녀와도 같은 이들이었다. 그런 그녀들이 평범한 사내에게 눈길을 줄 리가 있겠는가. 더구나 자신과 청련 성녀는 일말의 교류도, 심지어 한 마디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어찌 이토록 쉽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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