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7장
확인해보니 임소희가 걸어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잠깐 전화를 받아야 할 것 같네요.”
이천후는 미안한 듯 웃으며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전화를 받자마자 임소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착 오빠, 나 큰일 났어요. 지금 좀 와줄 수 있어요?”
“소희야, 급해하지 말고 네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봐.”
이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오빠, 나 덕현 호텔에 있어요.”
“정말? 나도 지금 덕현에 있는데. 넌 몇 호실에 있어?”
이천후는 살짝 놀라며 물었다.
임소희는 ‘화전월하’라는 방 이름을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화전월하, 소희 씨, 이 이름 얼마나 시적이에요. 딱 지금 분위기에 어울리는 단어잖아요.”
지금 임소희의 앞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배가 불룩 튀어나온 중년 남자였는데 넓은 얼굴에 추악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의 불타는 눈빛은 임소희의 온몸을 훑었고 마치 그녀를 벗겨내려는 듯했다.
“한 대표님, 자중해 주시죠.”
임소희는 속에서 올라오는 구역질을 참으며 차갑게 말했다.
이 부담스러운 중년 남자의 이름은 한문식, 동해에서 온 스폰서였다. 이번에 이엘 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한 프로그램의 주요 스폰서 중 하나가 바로 그의 회사였다.
스폰서는 돈줄이나 다름없었고 이엘 엔터테인먼트의 고위층도 그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썼다.
“소희 씨, 내 위치가 어떤지 잘 알고 있죠? 이번 슈퍼스타 프로젝트의 최대 스폰서가 바로 나예요. 심사위원들은 물론 이엘 엔터테인먼트의 대표까지도 내 말을 들어야 해요.”
한문식은 임소희의 몸을 한 번 더 훑으며 음흉하게 웃었다.
“소희 씨 지금 8강에 들었잖아요. 더 올라가고 싶으면 나를 잘 모시면 돼요. 내가 4강까지 밀어줄게요.”
그러나 임소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한 대표님, 전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8강에 든 것만으로도 제겐 충분해요. 4강은 욕심낼 생각 없어요.”
그러자 한문식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소희 씨는 이미 이엘 엔터테인먼트랑 계약했잖아요? 그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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