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5장
최일규는 눈빛이 흔들리더니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다시금 그림을 세심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1분, 2분, 5분이 지나자 그는 마침내 그림의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미세한 차이를 발견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절대 알아차릴 수 없는 차이였다.
그 순간 최일규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오랫동안 서화 연구를 해온 사람이었기에 이 작은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이 그림이 정말 한 사람이 그린 것이라면 이런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없었다.
“자, 이제 이 그림의 중간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보세요.”
강원석은 돋보기를 가져와 그림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 중간 부분에 매우 희미한 접합선이 있어요. 위조자는 이걸 풀과 종이로 교묘히 감춰놨습니다. 만약 불에 살짝 가열하면 더욱 선명해질 겁니다.”
그는 곧바로 라이터를 꺼내 불을 살짝 대었고 접합선이 즉시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광경을 본 최일규뿐만 아니라 한용문 역시 이 그림이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모두 충격에 휩싸인 채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강 대가님조차 눈치채지 못하신 걸 이천후는 어떻게 알아챈 것일까? 혹시 이천후가 서화 감정에서 강 대가님보다 더 뛰어난 것일까?’
“강 대가님, 아까 분명히 앞부분은 도원 작가의 작품이라 하셨잖습니까. 그렇다면 이 그림의 절반은 진품이니 가짜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최일규는 끝까지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반박했다.
그 말에 강원석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고 이천후는 최일규를 마치 어리석은 사람 보듯 바라보았다.
한용문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일규야, 골동품은 조금이라도 위조된 흔적이 있으면 그건 가짜야! 하물며 이 그림의 절반이 위조된 것인데 이게 가짜가 아니면 뭐겠어?”
이때 최일규는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고 당황한 듯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앞부분은 진짜잖아. 왜 굳이 뒷부분을 위조했을까?”
“그걸 아직도 모릅니까?”
강원석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원은 몇백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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