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6장
“하하. 이천후 씨는 젊지만 눈썰미와 식견이 대단하네요. 이제부터 제가 천후 씨를 스승으로 모셔야겠네요.”
강원석은 이천후에게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곧 최일규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최일규 씨, 이제 천후 씨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겠어요?”
최일규는 처음부터 이천후를 비웃으며 그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허풍만 떨고 아는 척한다고 조롱해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진짜 대가는 바로 이천후였다.
이보다 더 큰 굴욕은 없었다.
최일규는 마지못해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억울해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공손하게 인사하려 했다. 그러나 이천후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굳이 사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조금 전에 약속했던 대로 하면 됩니다.”
“약속했던 대로?”
최일규는 멍해졌다.
“일규야, 아까 너 가슴을 막 치면서 이 그림이 가짜라면 통째로 삼켜버리겠다고 하지 않았어?”
한용문이 빈정대듯 말했다.
사실 그는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자신만만했던 최일규가 스스로 속인 것도 모자라 그까지 함께 속일 뻔했던 것이다.
“아... 내가...”,
최일규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는 금세 얼굴이 창백해졌고 당황한 나머지 더듬거리며 말했다.
“이... 이 반쪽은 진품이잖아?”
“그래요. 그럼 진품은 빼고 반쪽짜리 가짜만 먹으면 되겠네요. 진품은 그래도 돈이 되니까.”
이천후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반면에 최일규는 피를 토할 듯한 심정이었다. 사실 그는 결벽증이 있는데 그런 그가 음식도 아닌 그림 한 점을 입에 넣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최일규가 한참을 가만히 있자 이천후는 경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요, 이제 와서 약속을 못 지키겠다는 겁니까?”
“나... 난...”
최일규는 입을 열었지만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이 대사님, 제발 저를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제가 오해했습니다. 제가 어리석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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