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4화
황태준의 말을 들은 안강우의 얼굴에는 흥분된 기색이 번쩍였다.
“선생님께서 이미 산림에 은거하신 지 여러 해가 되었으니, 제자가 어찌 감히 선생님을 직접 나서게 하겠습니까. 하물며 이진기 그놈은 그저 하찮은 것이라 선생님이 나설 가치가 없어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제 선배들에게 소식을 전해서 저를 지지하라고 분부해 주셨으면 합니다.”
안강우의 현실적인 요구가 황태준의 어두운 안색을 조금 완화시켰다.
어차피 황태준 같은 사람은 돈과 재산에 대한 유혹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저 명성만 중요할 뿐. 그렇지 않았다면 인간적인 ‘정’ 하나만으로 안강우의 요구를 들어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안강우가 그 ‘정’을 이용해서 그를 직접 나서게 하는 꼴 또한 보고 싶지 않았다.
80세가 넘은 노인이, 그것도 퇴직한 지 한참 된 사람이 20대의 젊은이를 상대하겠다고 하면 국내 사업계에서 정말 우스운 꼴이 될 게 뻔하다.
“어떻게 할 거야? 먼저 계획을 말하면 누구에게 연락을 할 지 생각해 보겠네.”
황태준의 싱거운 말에, 안강우가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마음 속의 흥분을 억누르고 말했다.
“선생님, 원래 저는 사업적으로 이진기를 경쟁에서 밀어내려고 했지만, 이 방법은 시간이 너무 긴 데다, 이진기 같은 무분별한 사람을 상대하려면 똑같은 수단을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각한 끝에 먼저 6천억의 자금을 조달한 후에 이걸 이용해서 이진기에게 직접 공격을 개시하기로 결정했어요. 그 과정에서 이진기의 장인 김동성을 반드시 먼저 무너뜨려야 해요. 제가 알기로 김동성의 기업은 동남성에서 가장 큰 마트 체인점이고, 최근 확장 속도가 빨라서 국내 1위의 마트 체인점이 된다고 해요. 그러니 지금 짧은 시간 내에 자금을 마련하느라 재정 상태가 좋지는 않겠죠. 제 선배 중 한 명이 마트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 돈을 이용해서 그 선배와 손을 잡고 김동성쪽 기업을 무너뜨리고 싶어요. 그럼 이진기를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죠. 충분한 자금만 있으면 보름 안에 그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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