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9화
어쨌든 H시 개발 계획은 내년에나 있을 일이기에, 세 사람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안씨 가문의 재산은 이건설이 처리해 줄 것이고 이진기는 돈을 받기만 하면 그만이기에, 세 사람은 H시에서 점심을 먹은 후 동남성으로 돌아왔다.
마트 쪽 일이 해결되긴 했지만, 그래도 풍파를 겪은 후 직접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았기에 김동성은 바로 C시로 돌아갔고 이진기는 어머니 유수현의 전화를 받고 고향인 T시로 향했다.
그가 T시의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 유수현과 아버지 이승수가 모두 거실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급하게 부르시고, 무슨 일 있어요?”
이진기의 물음에 유수현이 고개를 돌려 이승수를 쳐다봤지만 그가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걸 보고 결국 입을 열었다.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는데, 이 사람이 아들한테 말하기가 쑥스러워서 계속 나한테 말하라고 하지 뭐야.”
소파에 털썩 앉아 물컵에 든 물을 몇 모금 크게 마신 후에야 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무슨 일인지 바로 말씀하세요. 저한테 뭘 그렇게 망설이세요.”
그제서야 유수현이 입을 열었다.
“사실 별일은 아니고, 그 삼촌 기억나니? 네 사촌동생 이동영 아버지야.”
몇 안 되는 친척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이 났지만, 이진기는 전생이든 현생이든 친척들과 아무런 왕래도 하지 않았다. 전생에는 더 심했다. 앞에서는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 말해도 결국 식사자리에서의 가십거리가 될 게 뻔하기에, 각자 생활을 하면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관계로, 물처럼 희미한 관계로 지내왔던 것이다.
“기억나요, 무슨 일로?”
“오후에 네 삼촌과 사촌동생이 와서 상의할 일이 좀 있다고 했어. 아마 너를 찾으러 온 것 같던데, 너 시간 있을 때 다시 오겠다고 하면서 갔지.”
이진기가 눈썹을 찡그렸다. 원래 가난하면 번화가에 살아도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깊은 산속에서도 친척과 친구가 들끓는 법. 전생의 그는 잘난 게 없었기 때문에 친척들이 절대 찾지 않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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