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5화
이런 일은 2000년 초 반드시 H국에서만 발생한다.
“형, 삼성그룹과 약속했던 계약 체결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유채강의 귀띔에 이진기는 잠시 하던 생각을 접었다.
이진기는 곧바로 외투를 갖고 방을 나서며 말했다.
“비서 한명을 고용해야 할까? 자꾸 너한테 이런 일을 시키면 안 되는데.”
유채강이 머리를 긁적였다.
“간단한 건 제가 해도 되는데 형의 일이 점점 더 복잡해지니 제 머리로 부족할 수도 있어요.”
“그때 가서 얘기하자.”
이진기가 싱긋 웃었다.
아직 투자회사 쪽 경영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진기는 아직 비서를 찾을 겨를이 없다.
다시 삼성그룹으로 돌아간 이진기는 비서의 인도 하에 작은 회의실로 왔다.
“이진기 씨,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희 계약 담당자가 곧 올 것입니다.”
비서는 차를 올린 뒤 예의 바르게 말을 하고 물러났다.
분명 잠시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지만 이진기는 족히 20분이나 기다렸다.
굳게 닫힌 방문이 열리지 않자 이진기는 얼굴을 찡그렸다.
정상적이라면 삼성 같은 정규적인 그룹은 계약을 체결한 고객을 회의실에 30분 동안 내팽개치는 저급한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면 계약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이진기가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을 때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들어오는 사람을 보자 이진기는 눈이 번쩍 뜨였다.
삼성그룹은 아니나 다를까 세계 500대 기업 중의 하나이다. 계약을 담당하는 사람조차도 이렇게 아름답다.
“이진기 씨, 죄송합니다. 업무상의 이유로 당신의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이소영이 들어오자마자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예쁜 여자는 항상 그만한 혜택을 받을 수 있죠.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만날 수 있다면 내가 기다린 그 30분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진기가 싱긋 웃었다.
이소영은 겉으로는 예의를 갖춘 채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이진기에 대한 인상이 별로였다.
자신의 절친은 도대체 무슨 안목으로 이렇게 말만 번지르르 하게 하는 사람을 고른 것일까?
“자, 그럼 이제 사인을 할까요?”
이소영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