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6화

진기는 차가 속도를 내는 것을 느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로비 입구 앞에 끼익 하고 멈춰 섰다. 진기는 바로 차에서 내려 나른해진 소영을 안고 호텔 카운터로 향했다. 그의 일련의 행동들은 스무스하게 이어졌다. 카운터에서 진기는 자신과 소영의 여권을 툭 내놓았고 “호텔예약은 했으니까 카드 키 빨리 주시죠.” 라고 말했다. 포시즌스 호텔의 카운터는 뉴욕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고급스러운 호텔 중의 하나인 이런 장소에서 이렇게까지 조급한 남녀를 거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인포메이션 시스템에서 볼 수 있듯이, 눈앞의 이 동양 남녀는 하룻밤에 2만 달러의 특급 스위트 룸을 예약했기에, 카운터 직원은 바로 생각을 바뀌었다. 방을 잡는 모든 것이 굉장히 쿨하고 소탈해 보이는 것이 부자는 부자인 것 같았다. 주머니에 돈이 얼마 없으면서 점잖고 신사인 척하는 위선자보다는 훨씬 나았다. 호텔 로비에 있는 다수 사람들의 주목 받고 있는 진기가 소영을 안고 체크인을 할 때 로비 레저바구역에서 나이스하고 멋있는 서양남성 한명이 뚫어지게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귀품이 흘러 넘치는 이 젊은 남자는 표정은 평온해 보이지만 눈 밑에서는 깊은 분노와 수모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가 물었다. “와튼 경?” 중년 남자의 부름에 와튼은 정신을 차렸다. 남자에게 미안해 하듯 웃음을 보이자 와튼은 “죄송합니다, 오늘 좀 피곤해서 그런지 아까 정신을 놓고있었군요. 전에 얘기했던 일은 이 후에 내가 사람을 보내서 다시 연락하는 걸로 하시죠.” 와튼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소영이 자신도 모르는 남자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장면을 보고 놀란 중년 남자를 뒤로 하고, 와튼은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방금 두 사람이 예약한 방의 옆방, 저에게 열어 주시죠.” 라고 와튼이 무표정하게 카운터에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방금 두 분이 예약하신 방은 포시즌스 호텔의 특급 스위트 룸입니다. 만약 고객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