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7화
미국의 국토는 굉장히 특별하다.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미시시피강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뉜다. 워싱턴을 비롯한 동부는 정치의 중심지고,뉴욕을 비롯한 서부는 경제 중심지다.
동부에서 한국인 단체에서 손꼽히는 이씨 가문은 굉장히 특별한 존재였다. 분명 한국인의 신분이었지만 동부지역에서 매우 특수한 지위와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중년 남자는 미국 토박인 이기 때문에 이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씨 가문이 얼마나 강한지는 혼인 상대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월튼은 웰링 가문의 일원이다. 웰링 가문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명실상부한 세습 제 귀족으로서 그 누구와 비겨도 강대하며, 유럽 대륙 전체에서도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다니 믿을 수 없다. 어찌 두 사람의 혼인에 이런 일이 생겼단 말인가? 이씨 가문 2순위 상속인인 남편 앞에서 다른 남자와 호텔에 들어 갔다는데?
중년 남자는 후회했다. 자신은 응당 떠났어야 했고 쓸데없이 달려와서 이것저것 물어서는 안 되였다. 와튼 경의 집안 문제를 알게 되였으니 이젠 죽을 길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초 동안의 침묵 속에서 와튼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젠틀한 웃음을 되찾은 와튼은 중년 남자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한데, 지금 위층으로 올라가봐야 하니 다른 일이 없으면 여기서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록 녹색 모자를 쓴 중년 남성은 여전히 매너를 유지한 채 와튼을 보고 있지만 와튼은 어딘가 모르게 뒤통수가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이 남자의 이해심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아니면 변태라서 이런 일을 당해도 신사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던 중년 남자는 급히 말했다.
“와튼 경 편하신 대로 하시고 저희의 얘기는 이후에 다시 하는 걸로 하시죠.”
“그럼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와튼은 말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로 몸을 돌렸다.
와튼의 뒷모습을 보며 중년 남자의 입가에는 경련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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