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5화
이진기가 마지못해 대답하자 유수현의 표정이 한결 너그러워졌다.
“진작에 그랬어야 지.”
그리고 유수현은 다시 사랑스러운 눈길로 품 안의 아기를 바라보았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아가야, 한번 웃어보렴.”
“자립아, 오늘 저녁은 여기서 먹고 가. 내가 진기엄마랑 같이 장보러 갈게. 우리 오랫동안 보지 못했잖아요, 한번 신나게 마셔보자고.”
이승수의 말에 조자립도 기분 좋은지 인차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게요.”
조자립은 은근슬쩍 이진기 옆으로 다가가 그에게 속삭였다.
“아까 어머님께서 말씀하신 나희가 내가 아는 그 김나희야? 우리 학교 여신?”
“후후.”
이진기는 대답대신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자식 대단하네. 사업에 성공한 것도 모자라 여신 김나희를 여자친구로 만들다니, 다른 애들이 알았으면 기겁할 걸.”
조자립은 부러운 얼굴로 이진기의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말했다.
“네가 진해시에 오게 되면 내가 자리 한번 만들어볼 게, 같이 옛날이야기나 하며 놀자.”
“됐어, 걔랑 엄청 친했던것도 아니고, 잘은 모르지만 성품이 좋았던것 같애.”
“내 기억으로는 김나희는 성격이 도도해서 누구랑도 말을 잘 섞지 않았어, 그러나 다른 애들과는 달리 네가 가난하다고 널 무시하지도 않았어, 그것 만으로도 그녀는 너와 있을 자격이 충분해, 난 너희 두사람 응원할 거야.”
“고마워, 그런데 나희가 너 같은 사람이 싫다고 나한 테 말 한적 있어.”
이진기는 재밌는 표정으로 조자립을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싫다고? 왜? 난 고등학교 3년동안 걔 랑 말섞은적 별로 없는데.”
조자립은 어이가 없다는 듯 되물었다.
“네가 잘생겨서 그렇지 뭐, 네 그 잘난 얼굴때문에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았잖아. 나희는 아마 너를 바람둥이라고 생각할 걸.”
“뭐? 잘생긴 것도 죄야?”
조자립은 그 이유가 못마땅하였지만 이진기가 옆에서 계속 큭큭거리며 웃자 자신도 따라 하하 웃었다.
어렸을 땐 잘 생겼다는 이유로 인기가 많았지만 성년이 된 지금, 특히 사회의 잔혹한 현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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