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착하고 얌전한 유하연의 모습이 떠오르자 박미자의 얼굴에는 안쓰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 빌어먹을 놈이 이렇게 착한 애를 해친 거야, 썩을 놈.”
유하연은 그런 걸 전혀 몰랐고 그저 박미자가 자신한테 잘해줘서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그녀는 박미자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다. 방 안의 온돌과 벽난로 덕분에 밤에도 훈훈했고 자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라 그녀의 몸도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박미자는 하루가 멀다 하게 보약을 달이고 몸에 좋은 탕을 끓여주었다.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민간요법을 구해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건 유하연이 눈에 띄게 건강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창백했던 얼굴에도 점차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옅은 홍조까지 피어올랐다.
“내가 예전에 의술을 좀 배운 적이 있거든.”
박미자는 유하연의 의아한 시선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이끌어 약초 다듬는 것을 함께 도왔다.
“이것 좀 봐. 전부 내가 산마다 돌아다니면서 직접 채집한 것들이야. 마을 사람들은 이런 걸 그냥 잡초로만 여기지만 우리 손에 들어오면 전부 보물이거든.”
‘그런 거였어.’
그제야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렇게 마음씨 좋은 데다 의술까지 아는 할머니를 만나게 되어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마을 사람이 찾아와 약초를 정리하던 유하연을 발견했지만 박미자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아이는 성호 동생이에요. 그동안 계속 바깥에서 공부하느라 집에 못 왔었답니다.”
박미자가 원래 마을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별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유하연은 자연스럽게 마을에 녹아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강아람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었다.
만일을 대비해 그녀는 양정운과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았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위치가 노출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아람만큼은 예외였다.
그녀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해주지 않으면 강아람은 밤잠을 설칠 게 분명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