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그날 오후 유하연은 유도경에게 끌려가듯이 떠나야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강제로 비행기에 태워진 것이다.
“어디로 가는 거야?”
유하연은 순간 멍해졌지만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기에 이미 익숙해졌다.
애초에 그녀는 아무런 준비도 필요 없이 그저 몸만 가면 됐다. 어디로 가는지조차 그녀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H시.”
유도경이 빼곡한 서류에서 고개를 들더니 입을 살짝 열어 단 두 글자를 내뱉자 유하연은 얼어붙었다.
‘H시?’
경진시에 비하면 다소 낙후된 곳이지만 그곳에는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 있었다.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국내외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역과 수출입 사업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도시였고 사방으로 뻗은 항구 덕분에 물류 또한 원활했다.
하지만 유안 그룹의 주 무대는 경진시였고 H시에는 유안 그룹의 별다른 사업이 없었다.
“갑자기 H시에 가는 이유가 뭐야?”
참다못한 유하연이 다시 물었다.
이전에 심윤재가 H시로 쫓겨났을 때, 심씨 가문이 걱정을 많이 했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유도경은 스스로 그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계속 경진시에 남으면, 너랑 우리 아버지가 손잡을 기회가 생기잖아?”
유도경이 가볍게 그녀를 흘겨보았다.
유하연은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고 느꼈다.
‘설마 나 때문에 경진시를 떠나는 건가?’
그럴 리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유도경에게 그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착각할 정도로 오만하지 않았다.
그들이 H시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 유동민의 얼굴은 볼만했다.
“이 빌어먹을 자식!”
그는 거의 사무실을 뒤엎을 뻔했다.
이 타이밍에 아예 사람을 데리고 떠났다는 건 결국 자신을 견제하려는 수작이었다.
그 소식을 접한 김희영은 다급히 찾아와 날을 세웠다.
“저 교활한 년이 도경이한테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 거예요?”
분노와 초조함이 섞인 그녀는 목소리까지 떨렸다.
“빨리 처리해야 해요! 저 여자를 그냥 두면 도경이를 어떻게 휘두를지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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