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김희영은 잠시 침묵을 지켰고 유도경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유동민과 김희영이 이 일을 모를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랑 아버지 덕분이죠.”
유도경의 말투는 점점 더 비아냥거리는 듯했다.
“아버지랑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제 아이가 이렇게 될 일도 없었겠죠.”
“그게 아니야. 도경아, 내 말 좀 들어봐...”
김희영이 급하게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알아요.”
유도경의 차가운 눈빛이 더욱 냉랭해졌다.
“저보다 아이의 존재를 먼저 알았다는 걸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잖아요.”
유도경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김희영은 자꾸만 변명하려 했지만 결국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으니까.
그녀는 처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제일 먼저 유하연을 끊어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도 당연히 함께 해결해야 했고 그런 존재는 이 세상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런 말은 절대 유도경에게는 할 수 없었다.
결국 그 아이는 유도경의 핏줄이었으니까.
김희영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유도경은 전화를 끊었다.
그가 자신을 향한 원망을 내비쳤다는 사실을 느낀 김희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전화기를 움켜잡고 흐느꼈다.
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그제야 유도경이 완전히 그녀의 마음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유동민이 집에 돌아오자 김희영은 그에게 모든 일을 털어놓았고, 눈물을 끊임없이 흘리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다.
“괜찮아, 모든 일은 결국 지나가게 마련이야. 도경이는 곧 당신 마음을 알게 될 거야. 어쨌든 사생아는 도경의 인생에 오점만 남길뿐이니까...”
유동민은 김희영이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계속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김희영이 그토록 아파하는 동안 유동민은 그녀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히 눈을 가늘게 떴는데, 눈빛에는 차가운 잔혹함만이 떠 있었다.
유도경은 훌륭한 후계자였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하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