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화
김희영은 말을 얼버무리다 유도경의 얼굴빛을 보더니 그가 이미 전부 알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더 이상 변명을 꺼낼 수 없어 그대로 삼켜버렸다.
“하연이가 떠나고 싶다고 하더라. 난 그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어.”
이미 들은 이야기였지만 김희영의 입에서 다시 직접 듣자, 유도경은 차갑게 웃었다.
“하연이가 떠나면 제가 아버지랑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죠?”
유도경은 냉담하게 말을 이으며 김희영의 속내를 송두리째 드러냈다.
“어머니한테 중요한 건 결국 집안의 겉모습이죠. 유씨 가문이 여전히 보기 좋게 보이고 어머니 체면을 세우는 게 제일 중요하시잖아요.”
유동민과 비교하면 김희영은 확실히 순진했다.
유도경의 비꼬는 말투에 김희영도 결국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어쩌란 말이니!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꼴이 얼마나 추한 줄 알아?”
“우리 같은 가문에선 그게 평범한 일입니다.”
유도경은 무덤덤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주변만 봐요. 어느 가문이 이런 일 하나 없이 조용하던가요?”
지금 권력을 놓고 싸우는 기태준만 해도 기씨 가문은 이미 뒤죽박죽이었다.
새로운 세대와 이전 세대의 충돌이었다. 늙은 세대는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 하고 젊은 세대는 꼭두각시가 되길 거부했기에 필연적으로 터질 수밖에 없는 전쟁이었다.
“전 이미 이날이 올 줄 알고 있었어요.”
유도경의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을 위해 준비도 끝냈고요.”
“하연이는 단지 하나의 도화선일 뿐입니다. 도화선이 없었어도 아버진 언젠가 절 치려고 했을 거예요. 제가 말을 안 들으니까요.”
“제가 아무리 유능해도 말을 안 듣는 순간 좋은 후계자가 아닌 거죠. 그 사람한텐 순종하는 꼭두각시가 필요해요.”
“필요할 땐 부려 먹더니 말을 안 들으니까, 제가 쟁취한 걸 결국 다른 후계자한테 넘기겠다는 거겠죠. 진짜 제가 바보인 줄 아는 거죠.”
유도경이 이렇게까지 말할 줄 몰랐던 김희영은 그저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 네 아버지는...”
“아버지는 이미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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