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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유하연은 마음속에 갑작스레 두려움이 스쳐 본능적으로 유도경이 다음에 할 말을 거부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외면하지 못했다. 유도경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단 한 치의 도망도 허락하지 않았고 잔혹하다고 해도 될 만큼 냉정하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단 한 번도 널 진심으로 사랑한 적 없어.” 그 말은 유하연만을 향한 게 아니었다. 유동민과 김희영의 친자식인 자신조차도 같은 취급이었다. “넌 그저 도구였을 뿐이야.” 그 말을 들은 유하연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못 믿어.” 물론 나중에 그들의 태도가 바뀐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유하연은 유씨 가문에서 자랐고 아직 유씨 가문의 딸이었을 때 그들은 정말 가족처럼 그녀를 대해줬다. 그건 그녀 마음속에 남아 있는 유일한 따뜻한 기억이었다. “거짓말 아니야.” 유도경이 비웃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는데 그 눈빛은 유하연의 순진함을 비꼬는 듯했다. “네 정체가 드러났는데도 널 내쫓지 않고 계속 유씨 가문에 머물게 한 것이, 그들이 널 사랑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유도경은 유하연에 대해 어쩌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당사자인 유하연조차 외면하고 있던 감정들까지도 말이다. 그녀는 마치 대낮 한복판에서 유도경에게 옷이 찢겨 나가는 듯한 수치심에 사로잡혔다. 아랫입술을 꽉 깨문 채 눈가가 점점 붉어져 갔다. 그 모습을 본 유도경은 자신의 말이 정확히 들어맞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의 눈빛엔 심지어 연민조차 어렸다. “사실은 말이지, 네가 유씨 가문의 딸이든 아니든 그들한텐 여전히 쓸모가 있었던 거야.” “처음부터 그들한테 넌 정략결혼을 할 가치만 있었을 뿐이야.” “20년 넘게 키운 양딸이라 해도, 밖에 내세우기만 하면 이득이 될 수 있거든.” “아니야!” 참다못한 유하연이 언성을 높였다. “처음엔 안 그랬어! 내가 친딸이 아니라서 정략결혼을 하게 한 거야...” 유하연이 유씨 가문의 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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