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지금 이 순간 김희영의 눈에 비친 유도경은 더 이상 아들이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그저 악마일 뿐이었다.
예전엔 그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두려 했던 자신이 이제는 오히려 소름이 돋았다.
김희영이 순순히 수긍하자 유도경은 더는 시간 낭비할 생각도 없이 돌아서려 했다.
“잠깐만!”
그가 떠나려는 순간, 김희영이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가긴 할게. 하지만 채린이도 같이 데려갈 거야.”
“이곳에 혼자 남겨두긴 걱정돼서 그래.”
“어쨌든 걔는 네 여동생이야. 네가 너무 매정하게 구는 거 아니냐?”
유채린이 울면서 하소연하던 모습이 떠오르자 김희영은 괜히 마음이 저렸다.
유도경은 걸음을 멈췄지만 고개를 돌리진 않았다.
“그러세요.”
그 말을 듣자 김희영은 온몸에서 힘이 빠지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도경에게 유채린은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다.
그가 김희영의 요구를 받아들인 건 유채린을 불쌍하게 여겨서가 아니라 유채린이 틈만 나면 유하연을 자극하며 트러블을 만들었고, 소소한 계략이나 부려대며 괜한 말썽만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를 김희영이 데려간다면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모두가 떠난 뒤 유도경은 다시 유하연의 방으로 돌아왔다.
직접 유하연의 간호를 맡은 그는 그녀의 옷을 갈아입히고 억지로 약도 먹였다.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유하연의 핏기 없는 얼굴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하자 그제야 그의 굳은 표정도 조금은 누그러졌다.
이후 그는 하인을 불러 새로 홈닥터를 불러오게 지시했다.
얼마 뒤 유하연이 의식을 되찾았을 땐 마침 새 홈닥터가 그녀를 진료 중이었다. 그 옆엔 유도경이 소파에 앉아 서류를 확인하며 노트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유하연이 깨어났다는 걸 눈치채자 유도경은 바로 손에 쥐고 있던 일을 내려놨다.
“저분은...”
낯선 의사의 얼굴을 확인한 유하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입술을 꽉 깨물며 유도경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이 선생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