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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비록 왼쪽 눈동자는 간신히 지켰지만, 뺨에는 활에 그어진 상처가 벌어져 피가 흘렀고 따끔한 고통이 매섭게 밀려들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겨우 목소리를 되찾은 심윤재가 유도경에게 물었다. 유도경은 활을 거두며, 심윤재 앞에 우뚝 선 채 위압적으로 내려다보았다. “앞으로 유하연한텐 가까이 가지 마.” “한 번만 더 가까이하면, 다음엔 이렇게 좋게 끝나지 않을 거니까.” ‘이게 좋게 끝난 거라고?’ ‘지금 이 처참한 꼴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심윤재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심윤재에게 제대로 화풀이를 한 덕분인지, 유도경은 돌아가는 길에 한결 기분이 나아져 있었다. 그래서일까, 유하연이 강아람과 연락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는 별다른 거절 없이 받아들였다. 그 반응에 유하연은 조금 놀랐고 혹시라도 유도경이 마음을 바꿀까 봐, 더 말할 겨를도 없이 급히 강아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연아!” 유하연이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는 걸 본 순간, 강아람은 기쁨에 복받쳐 울음을 터뜨렸다. “무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너 이 못된 것아,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그녀가 유하연 주변에 붙여둔 인원들이 유도경에게 모조리 정리당한 후, 강아람은 하루하루 불안에 떨었다. 유하연이 실종된 이후로는 더더욱 그랬다. 게다가 그동안 유하연은 한 번도 연락을 할 기회가 없었고, 무사하다는 신호조차 보내지 못했다. 그래서 강아람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했기에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야위어 버렸다. 그 말 속에 담긴 걱정을 고스란히 느낀 유하연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유하연은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내 핸드폰이랑 연락 수단은 전부 유도경이 관리하고 있어서 연락할 틈이 전혀 없었어.” “됐어. 네가 무사하다는 게 제일 중요하지. 나머지는 다 괜찮아.” 강아람이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지금 상황은 어때?” 강아람의 말에 유하연은 자신이 여기서 나간 후 있었던 일들을 전부 털어놓았다. 아이를 유산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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