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유하연의 말에서 묻어나는 조급함과 걱정이 느껴졌는지 그는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낮게 입을 열었다.
“그런 건 신경 쓰지 마요. 유도경 쪽 사람들이... 절대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그의 말투는 너무나 확신에 차 있었다.
유하연은 순간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김성호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여긴 제 구역이에요.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완전히 제 세상이거든요. 안전하니까 절대 흔적도 남지 않을 겁니다.”
“걱정 말고 이제는 마음 푹 놓고 푹 쉬어요.”
그의 말이 어쩐지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었기에 유하연도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김성호가 작은 조직의 보스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자세히 파악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유도경의 손아귀에서 빼낸 것만 봐도 결코 평범한 인물은 아니라는 건 명백했다.
그건 유동민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으니까.
그런 그가 여기가 안전하다고 말했으니 그건 그냥 하는 말은 아닐 터였다. 분명 그만의 자신감이 있는 거였다.
그날 밤 저녁을 먹은 후 유하연은 오랜만에 마음 편히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다.
방 안 불이 꺼지는 걸 확인한 김성호는 그제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유도경이 내가 지금껏 하연 씨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걸 알게 된다면, 그 무서운 놈이 어떤 방식으로 보복할지 몰라.’
직접 부딪힌 건 몇 번 안 되지만 그 짧은 경험만으로도 유도경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김성호는 뼛속까지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죄책감에 찬 표정으로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연 씨가 날 이렇게 믿는데, 내가 진작에 유도경이랑 손잡은 걸 알면 분명 실망하겠지?’
그는 짜증 난듯 머리를 움켜쥐고는 핸드폰을 꺼내 유도경한테 문자를 보냈다.
이건 두 사람 사이의 약속이었다.
거처를 옮길 때마다 김성호는 유하연의 상태를 유도경에게 보고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상 무.]
그 글자가 유도경에게는 확신이자 안심이었다.
유하연은 자신이 아직 유도경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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