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80화

박미자가 정성껏 끓여준 영계백숙을 한 숟갈 들이키자, 유하연은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에 푹 잠겼다. 박미자는 그녀의 맥을 다시 짚어보더니 확실히 몸이 좀 나아졌다는 걸 확인한 후 얼굴에 활짝 웃음을 피웠는데 주름이 잡히는 모습마저 인자하고 따뜻해 보였다. “이제야 안심이 되는구나. 그간 고생은 안 한 모양이지?”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하면 지금의 유하연은 꽤 오랫동안 몸을 잘 추스른 듯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유하연은 문득 유도경 곁에 갇혀 지내던 나날들이 떠올랐다. 매일 같이 의사가 붙어 다니며 각종 보약을 챙겨 먹였으니 몸이 회복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눌려 있었기에 체력은 좀처럼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유하연은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이젠 유도경에게서 벗어났기에 그 사람과 관련된 일은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가 더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박미자도 금세 알아채고는 굳이 묻지 않았다. 사람마다 다 사연이 있는 법이고 그걸 굳이 캐묻는 건 정이 아니니까. 그저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왠지 모르게 이 아이가 마음에 들었고 처음부터 보고만 있어도 정이 갔다. “내가 채소 좀 심었거든. 뒷산 쪽에도 땅을 좀 일궈서 과일나무를 많이 심었지. 같이 가서 볼래?” 박미자가 다정하게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물었다. 한의사인 박미자는 금세 유하연의 병은 결국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눈치챘다. 환경이 바뀌었으니 바깥바람 쐬고 몸을 조금씩 움직이면 마음도 풀리고 병도 낫는 법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였고 마음이 풀리면 몸도 따라 좋아지는 법이었다. 그 말에 유하연은 조금 흥미가 생겼다. 사실 이런 농사일이나 땅일 같은 건 해본 적도 없고 제대로 본 적도 없었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자랐다곤 못 해도 어디까지나 유씨 가문이라는 상류층 안에서 살아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마을 사람들과 마주칠 텐데, 자기 얼굴이 너무 눈에 띄는 게 문제였다. 이 하얗고 매끈한 피부는 도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