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화
“하연아, 이 햇볕 좀 봐. 너는 저쪽에서 좀 쉬어.”
박미자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유하연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그녀가 들고 있던 쇠삽을 자연스럽게 받아서 들었다.
유하연은 얼굴에 흐른 땀을 손등으로 쓱 닦았다.
사실 뜨거운 햇볕이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다. 다만 일할 경험이 없다 보니 옷을 괜히 두껍게 껴입어서 그런지 땀에 온몸이 흠뻑 젖은 느낌이었다.
“그럼 저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유하연은 박미자에게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제가 금방 다시 올게요. 저쪽 도랑은 깊으니까 너무 가까이 가지 마시고요!”
“그래그래, 얼른 다녀와.”
박미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엔 뭐든 혼자서 하던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유하연이 자꾸 자기 걱정을 해주는 게 한편으론 웃기고 또 한편으론 마음이 참 따뜻했다.
유하연은 땀을 닦으며 천천히 집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김성호가 산에 사냥 나갔는지 집 안이 조용했다.
전에 그가 말하길 뒷산에 야생 토끼가 자주 보인다고 했었다. 오늘은 미리 덫까지 놓고는 맛있는 특제 양념구이를 해주겠다고 했으니 분명 그걸 잡으러 간 모양이었다.
유하연은 옷을 갈아입고 나와 거실로 나오다가 문득 식탁 위에 놓인 카메라 하나를 발견했다.
조금 오래된 느낌의 필름 카메라였다.
이런 카메라는 써본 적도 거의 없었기에 유하연은 호기심이 생겼다.
김성호가 쓰던 물건일 게 분명했다. 이 집에서 이런 걸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그뿐이었으니까.
그저 구경만 할 요량으로 카메라를 집어 들었는데 손가락이 실수로 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화면이 갑자기 켜지자 유하연은 놀라 뒤로 살짝 물러섰다.
카메라를 끄고 다시 제자리에 두려던 그때, 그녀의 시야에 화면 속에 보인 사진 하나가 들어왔다.
“어라?”
유하연은 순간적으로 멈춰 섰다. 그건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의 사진이었다.
‘분명 사진을 찍힌 기억도 없는데 김성호가 몰래 찍은 건가?’
처음엔 사생활일 수 있으니 괜히 건드리지 말까 싶었지만 자신의 사진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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