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김성호는 식은땀까지 흘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고 어찌나 초조한지 손톱으로 머리를 벅벅 긁고 싶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유하연이 눈치챌까 봐 그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입을 열었다.
“그냥 하연 씨가 오늘 좀 달라 보이더라고요. 이쪽 생활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괜히 한 번 찍어봤어요.”
그 말을 들은 유하연의 눈빛이 살짝 깊어졌다.
그녀는 믿지 않았다.
기록하려고 했다면 한두 장만 찍었어도 충분했을 텐데, 이렇게까지 많이 찍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사진들을 보니, 자신이 이곳에 도착한 날부터 김성호는 매일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김성호의 표정을 보니 유하연은 일단 믿는 척하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진짜 여기 생활 마음에 들어요. 조용하고 기분도 좋고요.”
“성호 씨 덕분입니다. 성호 씨 아니었으면 여기 올 일도 없었을 텐데요.”
“별말을 다 하네요, 당연한 걸 한 겁니다.”
김성호는 황급히 손을 저어 보이며 말했다.
유하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곤 카메라를 내려놓고 밖으로 향했다.
“그럼 저 할머니 좀 뵈러 갈게요. 아직 해야 할 일도 많아서.”
김성호는 재빨리 옆으로 비켜섰다.
유하연이 자리를 뜨자마자 그는 허겁지겁 달려가 카메라를 집어 들고 손가락이 부서져라 사진을 지우기 시작했다.
이래서 뭘 하든 신중해야 하는 거였다. 찍은 사진은 유도경에게 보낸 다음 바로 삭제했어야 했는데 그런 기본도 안 지켰으니 이런 일이 터진 거다.
유하연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긴 했지만 김성호는 괜히 찔려서 가슴이 쿵쾅거렸다.
사진을 전부 지운 뒤, 주위를 한번 둘러본 그는 별장 마당의 큰 나무 아래로 가 유도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연이가 사진을 눈치챘다고요?.”
그 말을 들은 유도경은 펜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추고는 뚜껑을 닫아 옆으로 내려놓았다.
김성호는 울상으로 말했다.
“네.”
“느낌이 싸해서요. 괜히 불쾌해한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누가 봐도 몰래 찍힌 사진이라면 기분 나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당분간 사진은 찍지 마세요.”
잠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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