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유하연은 화실에 완전히 몰입한 채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데니안이 찾아와 밖에 나가자고 할 때에야 오늘이 대회 당일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대충 셔츠에 청바지를 걸치고 해조처럼 풍성한 머리카락을 질끈 묶은 유하연은 깔끔한 차림으로 데니안을 따라나섰다.
운전은 여전히 김성호가 맡았다.
다만 예전처럼 낡은 승합차가 아니라 이제는 데니안의 벤츠를 모는 중이었다.
유하연을 보자마자 김성호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세상에, 그림 그리면 사람이 이렇게 예뻐지나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모양이었다.
유하연은 웃으며 받아쳤다.
“그럼 성호 씨도 한번 그려봐요.”
그 말에 김성호는 손사래를 쳤다.
“됐어요, 전 그 고생은 못 해요.”
그는 흙을 파거나 칼을 드는 건 몰라도, 붓을 쥐는 건 영 자신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요즘 유하연은 정말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예전의 창백하고 지쳐 보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혈색도 좋아졌으며 눈빛도 생기가 돌았다. 마치 그 긴 어둠 속에서 벗어난 사람처럼 보였다.
‘유도경이 지금의 유하연을 본다면 대체 무슨 생각이 들까?’
김성호는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회 장소는 그리 가까운 곳이 아니었기에 차를 타고 두 시간 넘게 달려서야 도착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니안은 번잡한 곳을 싫어해서 화실을 외곽의 인적 드문 곳에 차렸기 때문이었다.
행사 장소는 야외 정원이었다. 사람은 꽤 많았고 유하연이 이름을 아는 작가들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도 분주히 드나들고 있었다.
데니안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인사하러 다가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워낙 업계에서 알아주는 인물이니 그럴 만도 했다.
원래는 유하연을 소개하려고 했지만 유하연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조용히 있고 싶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핑계를 대고 사람들 속에서 슬쩍 빠져나왔다.
혹시라도 유도경과 마주치게 될까 걱정되기도 했고 사람들 눈에 띄는 것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조심했음에도 불운은 비껴가지 않았다.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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