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화
데니안을 보자 유하연은 깜짝 놀라 서둘러 옷을 가다듬고는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최근 그녀는 방에서 나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고 있었기에 데니안이 이곳까지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유도경이 어떻게 데니안을 들여보낸 거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데니안은 별다른 설명 없이 먼저 그녀의 수상 소식을 전해주었고 미소 띤 얼굴로 축하를 건넸다.
“네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역시 넌 될성부른 나무야.”
유하연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데니안은 더 캐묻지 않고 그녀가 화실에 두고 온 그림 도구들을 모두 챙겨왔다.
“요즘 화실엔 안 가는 것 같길래 그냥 전부 가져왔어.”
그는 웃으며 말했다.
“적어도 집에선 계속 그릴 수 있어야지.”
사실 방이라고 부르기엔 유하연의 공간은 꽤 넓었다.
무려 200평이 넘는 공간에 커다란 통유리창이 나 있는 구조였다. 그 앞에는 부드러운 양털 카펫이 깔려 있었고 햇살 아래서 그림을 그리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데니안 역시 그 점을 알아봤는지 그녀의 이젤을 유리창 앞에 두었다.
그리고 그림 도구를 그녀 손에 쥐여주자 유하연은 멍하니 그 도구들을 내려다봤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데니안은 자신만의 습관처럼 시가를 꺼내 향을 맡았지만 피우지는 않고는 옆자리에 앉았다.
“넌 타고난 감각이 있어.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영감도 있고. 하지만 테크닉은 아직 부족하지.”
“진짜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면 붓을 놓아선 안 돼.”
배움이라는 건 거슬러 오르는 강물에서 노를 젓는 것과 같았기에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곧 퇴보하기 마련이었다. 그건 그림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회에서 그녀가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데니안이 직접 고르고 준비한 무대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더 높은 무대에 오르려면 이제부터는 정말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 했다.
데니안의 간절한 시선을 외면하지 못한 유하연은 마지못해 붓을 들었다.
이젤 앞에 선 그녀는 막상 그림을 그리려 하자 머릿속이 텅 비어버렸다.
이런 느낌은 익숙했다.
한때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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