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정, 정말이에요?”
유하연은 믿기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박미자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할머니, 성호 씨가 정말로 깨어나게 할 수 있어요?”
“당연하지.”
박미자는 웃음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멀쩡할 리가 없잖니.”
그 말에 유하연은 박미자의 말에 어느 정도 신뢰를 품게 되었다.
박미자의 태도는 확신에 차 있었고 정말로 걱정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호가 고생 좀 해야겠네.”
박미자는 김성호가 누워 있는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비록 얼굴에 짙게 깔린 안쓰러움은 감추지 못했지만 유하연을 원망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김성호가 상처를 입은 건 유하연이 일부러 그런 것도, 강제로 그를 다치게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미자는 유하연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고 유하연이 무사한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유하연은 박미자가 꺼낸 은침을 보고 흠칫 놀랐다. 크고 작은 은침들이 가지런히 펼쳐져 책상 위를 빼곡히 채우고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박미자는 그 은침들은 김성호의 머리와 사지에 정교하게 꽂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특별히 약초도 많이 챙겨왔어. 성호한테 쓰려고 준비한 것들인데 이번에 쓸 수 있겠네.”
그 말에 유하연은 서둘러 뒤를 따랐다.
“할머니, 제가 도와드릴게요.”
김성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금 이 마음속을 짓누르는 죄책감이 조금은 가라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 이후 유하연은 박미자와 함께 며칠이고 약을 달였는데 본인 몸에도 약재 냄새가 진하게 밸 정도였다.
비록 김성호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맨눈으로 보아도 뚜렷하게 기운이 좋아지고 있었다. 안색도 한결 나아졌고 몸 상태도 훨씬 안정되어 보였다.
그제야 유하연은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데니안이 그녀를 찾아왔다.
“널 데리고 나온 건 원래 그림 연습을 제대로 시켜보려고 그랬던 거야. 하지만 지금은 내가 여기에 더 머무를 수 없을 것 같아.”
데니안은 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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