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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하연아, 먼저 좋아한다고 말한 건 너였어.” 유도경은 유하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치 다음 순간 그 말이 허공 속으로 사라질 것처럼 가늘고 희미한 목소리로 낮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가 먼저 다가왔었고 그가 좋다며 평생 곁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도 바로 그녀였다. ‘이미 입 밖에 낸 약속이니까 평생 지켜야 해.’ 그건 그녀가 지켜야 할 의무였고 그가 결코 물러서지 않을 이유였다. 유하연은 미친 듯이 달려 집으로 돌아와 문을 닫고 등을 기대며 겨우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제야 조금 숨통이 트였다. 혹시라도 유도경이 뒤따라와 다시 그녀를 데려가진 않을까, 그 차갑고도 사치스러운 감옥 같은 공간에 다시 가두려 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떨렸다. “하연아?” 박미자가 주방에서 밀가루를 잔뜩 묻힌 손을 툭툭 털며 의아한 얼굴로 다가왔다. “금방 왔네? 아까 학원에 일 있어서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일단 앉아서 좀 쉬어. 곧 만두 다 익는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랑 표고버섯 소로 만든 거야.” “네, 알겠어요.” 유하연은 괜히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애써 표정을 감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박미자는 절대 그런 눈치를 못 챌 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손을 닦고는 이마를 찌푸리며 다가오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하연아, 무슨 일 있었니? 누가 우리 하연이를 괴롭히기라도 한 거야?” 꾹 참고 있던 감정이 그 다정한 말 한마디에 무너져 결국 “으앙” 하고 소리 내 울며 할머니 품에 안겼다. “아이고, 세상에 도대체 무슨 일이야?” 박미자는 얼른 그녀를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정말 누가 괴롭혔어? 누군데 그래!” “할머니, 흐흐흑...” 유하연은 고개만 흔들 뿐 말도 못 하고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 그렇게 오열하는 그녀를 보며 박미자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마침 김성호가 집에 돌아왔고 박미자는 말도 없이 그의 귀를 꼬집어 잡고 한쪽으로 끌고 갔다. 요즘은 김성호가 휠체어 없이도 잘 걷게 되었지만 몸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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