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화
“역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야지.”
유동민은 깊게 담배를 빨아들인 뒤 낮고 느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린 모두 유하연이 유도경의 약점이란 걸 알고 있잖아. 그동안은 그저 유하연만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유하연이 유도경이랑 갈라선다면 우리 입장에선 얻을 게 훨씬 많아.”
유하연은 유도경의 감정을 너무나 쉽게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유도경은 아직도 유하연에 대해 경계심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이 두 가지를 떠올리자 유동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미묘하게 미소 지었다.
“당신 어쩔 생각이에요?”
김희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유동민을 바라보는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이내 표정이 굳어져서 날카롭게 물었다.
“설마 유하연의 손을 빌려 도경이를 죽일 생각이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한껏 올라갔지만 유동민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도경이는 우리 아이잖아요!”
김희영이 더는 참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린 듯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녀는 유하연만 없애면 된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제 보니 유동민은 애초부터 유도경을 없애는 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유동민은 더 이상 그 주제를 이어가지 않고 태연하게 화제를 돌렸다.
“유하연의 친부모 조사하고 있다며, 진전은 좀 있어?”
김희영의 얼굴에는 고통이 가득했다.
“아직이요.”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아꼈다.
이젠 자신이 무슨 감정인지도 몰랐다.
남편과 아들이 서로를 죽일 듯이 물고 뜯는 상황이었기에 이걸 정말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도 의문이 들었다.
유동민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에게 유하연의 존재는 어디까지나 유도경 때문일 뿐이니까.
애초 유채린이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의 양부모는 유하연의 친부모가 아니었다.
양부모가 보육원에서 유채린을 데려갔기에 유하연의 친부모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
유도경은 어두컴컴한 바에 앉아 술을 병째로 들이붓고 있었다.
기태준이 그를 찾았을 때 테이블엔 텅 빈 술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기태준은 한숨을 쉬며 맞은편에 앉았고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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