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생각이 너무 많네.” 이 목소리는 유하연이 너무나도 익숙한 소리였다. 성세은이었다! 성세은은 비웃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걘 절대 증거를 찾지 못할 거야. 그때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어. 걔 말을 누가 믿겠어?” “걔가 첫날부터 대표님을 꼬시려 한 천박한 년인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그런 사람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아.” “너만 입 다물면 아무 일 없을 거야.” “알겠어, 입 꽉 다물게.” ‘이 둘의 짓이었어?’ 유하연은 분노가 솟구쳤고 너무 놀랐기에 그 순간 핸드폰을 꺼내 녹음할 생각도 못 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두 사람은 대화를 다른 방향으로 돌린 뒤였다. “쾅!” 그녀는 그대로 탕비실 문을 밀어젖혔다. “너희였어!” 그녀는 두 사람을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내가 너희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러는 거야? 대체 왜 날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건데!” 유하연은 입사 후 줄곧 참고 참아왔었다. 웬만하면 평화롭게 지내고 싶었기에 다 삼켜왔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더 선을 넘기 시작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이었다! 그동안 유하연이 조용히 있었던 건 만만해서가 아니라 유도경이 그걸 빌미로 뭔가를 하려 들까 봐 그랬던 것이었다. 하지만 성세은이 이렇게까지 선을 넘는다면 그녀도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 유하연을 본 동료는 화들짝 놀라 벌벌 떨며 물었다. “들, 들었어?” 눈에 띄게 당황하는 그 모습을 보고 유하연은 냉소를 지었다. “당당하면 겁날 게 없는데, 왜 이렇게 겁먹었을까?” “됐고, 들었으면 뭐? 우리가 했으면 뭐?” 성세은이 동료의 팔을 붙잡고는 비웃듯 유하연을 바라봤다. “너야말로 어디 한 번 말해보지 그래?” “팀장이든 동료들이든, 심지어 유 대표님도 너 같은 애 말 안 믿어.” 성세은은 말하면서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너한테 무슨 짓 했는지 유 대표님이 모를 거라 생각했지? 그때 유 대표님 수행 비서인 문 비서님이 우리 괴롭히는 거 다 보고도 모른 척하고 지나갔어.” “왜 다들 널 점점 괴롭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