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화

“나는...” 강아람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누구야? 우리 집에 무슨 일로 왔어? 으악!” 이내 쿵쾅거리는 소리, 물건이 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강아람의 비명 소리가 다시 전화기 너머로 울려 퍼졌다. “유도경이야! 너희들, 유도경이 보낸 거지! 아악!”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강아람 쪽에서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차에 탄 연정이 유하연이 아직 타지 않은 것을 보고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의아해했다. 유하연은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 “연정아, 엄마가 좀 일이 생겼어. 운전기사 아저씨가 집에 데려다줄 거야. 집에 가서 가정부 아줌마랑 놀아, 알겠지?” “네.” 유하연에게 급한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 연정이도 익숙했다. 유하연은 휴가 중이던 가정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야 했다. 다행히 가정부는 화내지 않고 오히려 연정을 보지 못하면 잠을 못 잔다며 안 그래도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가정부가 이렇게나 이해심이 깊고 연정을 아껴주는 모습에 감동받은 유하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운전기사에게 설명을 한 후 연정과 인사하고 떠났다. 유하연은 곽하린에게 전화를 한 후 택시를 타고 강아람의 별장 쪽으로 향했다. 그 사람들은 유하연을 유인하려는 듯 일부러 흔적을 남겼기에 유하연은 곧 시 외곽의 강가로 갈 수 있었다. “하연아!” 유하연을 본 강아람은 눈물을 글썽이며 눈이 빨개진 채 처량하게 바라보았다. 강아람은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땅에 눌려 있었다. “너희들, 대체 누구야? 원하는 게 뭐야?” 강아람이 그 사람들 손에 잡혀있는 탓에 유하연도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자리에 서서 냉정하게 따졌다. 강아람 뒤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험악한 인상에 체격이 건장한 그 남자는 사나운 눈빛을 내뿜으며 말했다. “우리도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네가 우리 말대로만 하면 네 친구는 바로 풀어줄게. 그렇지 않으면...” 말이 끝나자 강아람을 잡고 있던 두 남자가 강아람을 강가로 끌고 가며 던질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