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7화

한 입 또 한 입 유하연은 그렇게 거칠고 단순하게 유도경의 입에 모두다 쑤셔 넣었다. 상대가 불편하든 말든 다 먹이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일 저녁에 다시 보러 올게.” 그러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유도경이 하는 불쾌한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뒤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와도 그녀는 못 들은 척했다. 병실을 나서자 유하연은 복도 끝에 있는 문상훈을 발견했다. 문상훈 외에도 예상치 못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도경이를 만나게 해줘. 난 도경이 엄마야. 도경이는 내 배 속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무슨 일이 있었어도 내가 내 자식을 만나는 건 당연한 일이야.” 김희영은 예전보다 훨씬 수척해 보였다. 평소에 깔끔하고 세련된 옷차림마저도 흐트러져 있었으며 머리가 헝클어진 채 다소 거만한 태도로 문상훈한테 삿대질했다. “죄송해요. 도련님께서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서요.” 문상훈은 경호원과 함께 김희영의 길을 막았다. 조금도 물러설 기미 없이 단호하게 밖으로 내쫓으려 했다. “돌아가세요.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마시고요.” “너!” 문상훈이 조금도 체면을 봐주지 않자 김희영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녀는 우연히 고개를 돌렸다가 유하연과 시선이 마주쳤다. 유하연은 그녀가 곧 원망이 가득한 음침한 표정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다가오려 하자 유하연은 한발 앞서 비상계단으로 내려갔다. 김희영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도 않았고,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돌아가는 길에 유하연은 곽하린에게 연락해서 김희영을 조사해보라고 했다. 김희영이 갑자기 병원에 나타나 유도경을 찾는 데는 무조건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유하연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유도경이 찾아왔다. 그녀는 노크도 하지 않고 무작정 자기 사무실로 들어오는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 병실에 누워있어야 할 텐데. 그리고 여긴 수천 그룹이야. 도운 그룹이 아니라.” 이런 당당한 모습은 이 회사 주인이 누구인지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유도경은 소파에 앉아 커피를 갈면서 유하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