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2화
“아니.”
유하연이 담담히 답했다.
경매장에서 있었던 일을 유도경이 아는 것도 전혀 놀랍지 않았다. 사실 이런 자리에선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수많은 눈길에 노출돼 있었다.
그들 같은 사람들에게 있어 경쟁자 혹은 적대 세력의 작은 움직임 하나가 이후의 경제 흐름을 뒤바꿀 수도 있는 법이었다.
“나도 오늘이 처음이야.”
백승준이 적인지 아군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괜히 유도경의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던 유하연은 백승준과의 관계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녀의 대답에 유도경의 굳은 얼굴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앞으로 거리를 둬.”
하지만 이번에는 유하연이 코웃음을 흘렸다.
유하연은 고개를 들어 유도경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화려한 눈매에 얹힌 날카로운 빛이 곧장 그를 겨누었다.
“우리 유 대표님은 왜 나한테 항상 이래라저래라 참견일까? 지난번에 배 선생님을 멀리하라고 한 건 이해했어. 그런데 이번엔 또 백승준까지? 그럼 이해할 만한 이유도 얘기해야지.”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유하연이 아니었다.
그의 명령 같은 말투를 달가워할 이유가 없었다.
유도경의 말투는 유하연으로 하여금 날마다 숨 막히게 보냈던 그리고 절망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녀의 눈빛이 점점 차갑게 가라앉자 유도경의 얼굴도 굳어졌다.
그는 미간을 짚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간섭하려는 건 아니야. 다만 백승준이 네게 접근한 건 좋은 의도가 아닌 게 뻔해서 그래.”
“알았어.”
유하연은 짧게 대답하고는 시선을 거둔 채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어떻게 행동할지는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이만 돌아가.”
“유하연!”
그녀가 더 이상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 걸 눈치챈 유도경은 급히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유하연은 가볍게 몸을 빼며 그 손길을 피했다.
“우리 사이에 더 얘기할 건 없어.”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 찔린 듯 유도경은 결국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님... 뒤에...”
차 안에서 곽하린은 몇 번이고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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