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6화
부정빈의 반응에 유하연은 깜짝 놀랐다.
그러다 실소가 새어 나왔다.
“내 상황은 너도 잘 알잖아. 게다가 말했듯이 그냥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 거였어. 사실 이건 너한테는 꽤 불공평할 수도 있어.”
시도해 본다는 건 곧 자신조차 확신이 없다는 뜻이었다.
마음속으로는 아무런 확신이 없어서 그렇게 불안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정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는 부정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먼저 솔직히 말하고 부정빈이 충분히 생각해 본 뒤 결정하게 하고 싶었다. 비록 조금 이기적인 행동이지만 유하연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 했다.
그녀의 뜻을 알아챈 부정빈은 오히려 웃어 보였다.
“네 말 무슨 뜻인지 알아. 마지막에 어떤 결론이 나든 난 다 받아들일 거야.”
유하연이 뭔가 더 설명하려던 순간 그가 곧장 말을 이었다.
“설명 안 해도 돼. 다 이해해. 네가 이런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면 나한테는 아예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 너한테는 불공평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사실 나에게는 꿈에서도 상상 못 했던 행복이야. 설령 마지막에 네가 날 받아들이지 못한다 해도 그 시간 동안 난 충분히 행복할 거야. 그러니까 고마워, 하연아.”
그는 유하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심 어린 눈빛을 보냈다.
설령 지금이 꿈속이더라도 최소한 그녀가 자신에게 행복한 꿈을 꿀 기회를 준 것이기에 그는 유하연이 이기적이거나 자신을 갖고 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품었다.
부정빈의 그런 눈빛을 바라보며 유하연은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말을 결국 삼킬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녀의 결정은 순간의 충동이 아니었다.
연정에게 아버지라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걸 인지한 후, 그녀는 연정이 가장 잘 알고 의지할 수 있는 부정빈이 어쩌면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오늘 부정빈을 보자마자 충동적으로 말을 꺼냈지만 지금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부정빈이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그녀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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