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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신수아가 얼마나 잘 속는지 다들 알잖아. 너도 네 엄마를 속일 수 있는데 친딸처럼 가까운 방시안도 당연히 속일 수 있었겠지.” 유도경은 탁자 위에 놓인 ‘폭풍의 눈’을 집어 들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살폈다. 이번엔 부정빈도 막지 않고 입술을 깨물며 서 있었다. 유하연이 유도경을 향해 물었다. “방시안이 진짜를 어디로 가져갔는지 알아냈어?” ‘폭풍의 눈’이 방씨 가문에 없는 걸 보면 방시안이 그것을 가져간 후 아직 움직이지 못했다는 뜻이었고 그것이 사실이었다. “알아.” 유도경은 유하연을 흘끗 보며 입꼬리를 올리더니 다른 보석함 하나를 꺼냈다. 그 상자는 아까 부정빈이 가져온 것과 똑같았다. “손에 넣은 거야?” 자신은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는데 이미 손을 쓴 유도경의 모습에 유하연은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네가 가짜를 들고 방씨 가문 사람들 앞에 나섰다면 그 인간들 성격상 열 받아서 바로 일기를 찢어버렸을 거야.” 말투로 보아 유도경은 이미 방씨 가문 사람들과 접촉해 본 모양이었다. “괜히 비아냥거리지 마!” 체면이 구겨진 부정빈은 씩씩대며 소리쳤다. “네가 가져온 게 진짜라는 보장이라도 있어? 혹시 네 것도 가짜면 어떡할...” 하지만 부정빈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유도경이 들고 있던 펜던트를 부정빈이 가져온 가짜 쪽으로 던져버렸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괴력이 실린 듯 그 펜던트는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 가짜를 산산조각 내 버렸다.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펜던트를 본 유하연은 화들짝 놀라 급히 손을 뻗어 붙잡았다. 비록 쉽게 깨지진 않겠지만 어쨌든 부씨 가문의 가보였으니 혹여 흠집이라도 나면 곤란했다. “조건이 뭐야?” 유하연은 펜던트를 움켜쥔 채 유도경을 바라보았다. ‘굳이 직접 찾아온 이상 쉬운 조건을 내세울 리는 없겠지.’ 유도경은 코웃음을 치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그는 사냥 전 맹수처럼 눈을 위험하게 빛냈다. 그 모습에 유하연은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유하연은 불길한 예감에 본능적으로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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