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7화
사람들의 환호 속에 별처럼 떠받들리는 유하연을 바라보던 유채린은 당장이라도 이빨을 부서뜨릴 듯 이를 악물었다.
“이럴 리가 없어... 분명...”
여기까지 했는데도 상황이 역전되니 유채린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비록 사람은 놓쳤지만 네가 한 짓인데 흔적이 없을 리 없지.”
그 순간 마치 악마의 속삭임 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등골이 저릿해 난 유채린은 굳이 고개를 들어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마치 등 뒤에서 귀신이 쫓아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겁에 질려 달아났다.
심지어 제 아들마저 내버려둔 채였다.
허겁지겁 달아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도경은 코웃음을 흘렸다.
한편 유하연은 가까스로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왔다.
볼 건 다 봤으니 더 머물 이유가 없었던 유하연은 책임자의 만찬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연정을 데리고 전시장을 나섰다.
그런데 모녀의 뒤를 따라오는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왜 계속 따라다니는 거야?”
태연히 따라오는 유도경의 모습에 유하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혹시 도운 그룹이 망한 건 아니지?”
본래라면 분초를 다투며 바빠야 할 대기업 대표가 이토록 한가하게 굴자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유하연 역시 연정이 없었다면 지금쯤 사무실에서 서류 더미를 붙잡고 있었을 것이다.
유도경은 어깨를 으쓱하며 두 손을 벌려 보였다.
“실망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한 도운 그룹은 안 망해. 그리고 두 사람을 따라다니는 건...”
그는 고개를 돌려 넓은 길가를 가리키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길이 이렇게 넓은데 두 사람만 걸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나도 걸을 수 있지.”
“말도 안 되는 소리.”
유하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유도경을 아예 무시하기로 했다.
운전기사를 기다리던 그때 불현듯 검은 그림자가 달려들었다.
“조심해!”
유하연은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연정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유하연에게 부딪히려는 순간 거대한 손이 번개처럼 뻗어져 그 움직임을 가로막았다.
유도경은 잔뜩 굳은 얼굴로 김희영을 차갑게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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