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3화
“손댄 적 없다고?”
유하연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고현우를 비롯한 부하가 그의 몸에 손대지 않았다면 그의 몸에 고문 도구의 흔적이 있을 리 없었다.
“있지.”
유도경이 태연하게 말했다.
“입이 무거워서 벌리게 하는 게 쉽지 않았어. 이거 저 사람 자료야.”
그러면서 유하연에게 자료 하나를 건넸다.
유하연은 자료를 훑어보고는 그 남성을 바라보는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
비록 삼각지대 쪽 사람들이 대부분 지옥에 가야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한 짓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다른 한쪽 손도 부러뜨려서 개나 주지 그랬어.”
유하연은 그가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며 가소로운 표정을 지었다.
유도경이 담담하게 말했다.
“혀를 깨물고 자살하려 해서 혀를 끊어버렸거든. 최소한 한쪽 손은 남겨서 글씨라도 써야 하지 않겠어?”
유하연은 마지못해 이 말을 받아들였다.
“지금은 얌전해졌어?”
유도경의 부하라면 유하연도 어느정도 믿음이 갔다.
고현우를 비롯한 부하가 본때를 보여주기 시작한다면 건장한 성인 남성은 물론, 외계인이 와도 무릎 꿇고 빌어야 했다.
유도경은 역시나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숨이 붙어 있을 때 묻고 싶은 거 물어봐.”
“우리 할머니 어떻게 돌아가셨어?”
유하연이 목숨을 걸어서라도 알아내고 싶은 진실이었다.
그녀는 남성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말해.”
그 남성은 공포에 질린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때 부하가 그의 손에 펜을 쥐여주자 또다시 움츠러들었다.
마치 죽음보다도 더 끔찍한 일을 겪은 듯했다.
그는 펜을 꽉 쥔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어렵사리 글을 적기 시작했다.
[아직 죽지 않았어.]
위에 적힌 글을 확인한 순간 유하연은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할머니께서 아직 돌아가시지 않았다고?”
유하연은 상대방의 멱살을 잡고서 큰소리로 묻기 시작했다.
“똑바로 적어봐. 아직 죽지 않았단 게 무슨 뜻이야. 지금 어디 있는데? 너희가 잡아간 거 맞지?”
“흥분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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