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4화
한편, 유도경은 유하연을 회사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유하연이 안전벨트를 풀고 내리려는 순간, 그는 몸을 살짝 기울이며 다가와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 표정을 본 유하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유치해.”
연정이처럼 애교 부리는 흉내를 낸다니, 이 남자가 정말 예전의 유도경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유도경은 태연하게 눈썹을 들어 올렸다.
“나 아침 내내 네 전속 배달원이랑 기사 노릇했잖아. 최소한 보상은 있어야지.”
유하연은 어깨를 으쓱일 뿐, 딱히 다른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건 오빠가 자발적으로 한 거잖아. 난 시킨 적 없어.”
“좋아, 그럼 빚 하나 갚은 걸로 쳐줄게.”
사실 서로 얽힌 빚이 몇 개인지 유도경 본인도 가물가물했지만, 언제든지 이 핑계를 댈 수 있으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 말에 유하연은 황당하다 못해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못마땅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다가, 결국 억지로 그의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아무 성의도 담기지 않은 뽀뽀를 후다닥 해치운 후, 유하연은 다급히 핸드백을 쥐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마치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유도경한테 붙잡힐까 봐 두려운 것처럼.
“잘 가, 유 대표!”
그녀는 이를 악물고 한마디를 남긴 뒤, 문을 꽝 닫아버렸다. 하지만 뒤돌아섰을 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정심을 되찾고 평소 높은 자리에서 지시를 내리는 유 대표의 모습처럼 침착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
지나가는 직원들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자, 유하연은 무심히 고개만 끄덕이며 고고하게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차 안에 앉은 유도경은 그 뒷모습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침에 유도경이 온 건 그저 기분이 좋아서 그런 것일 거라고 생각했었으나, 오후에 나정미를 데리러 갔을 때, 유하연은 또다시 유도경과 마주쳤다.
“유 대표, 한가한가 봐?”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해야 하는 유 대표가 이렇게 자꾸 들락거리는 걸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녀의 회사에서 수천 그룹을 인수한 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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