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5화

곽하린은 입가에 스치는 미소를 손으로 가린 채 눈가에 주름을 내며 희미한 눈웃음으로 답했다. 두 사람만이 아는 은밀한 대화가 오가는 순간, 이를 지켜본 유하연이 발걸음을 멈추고 곽하린을 향해 살며시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공기 중에 맴도는 수상쩍은 은유에 그녀의 눈썹이 거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떨렸다. 곽하린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들어 고백하듯 말했다. “유 대표님께서 밥도 잘 안 챙겨 드시고 일만 하니깐 제가 걱정돼서요.” 이 말에 유하연은 바로 모든 상황이 이해됐다. 강아람이 갑자기 찾아와 사무실에서 그녀를 끌고 나간 이유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바로 너였구나, 강아람에게 소식을 전한 사람이.” 유하연은 곽하린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화내지는 않았다. 결국 다 자신을 위해서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유하연은 눈가에 미소가 스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부터는 직접 말해도 돼.” 곽하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이 걸어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강아람은 유하연과 함께 회사 근처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시켰다. 식사하던 도중 강아람은 갑자기 속이 메슥거려 얼굴을 찡그리고 참고 있었다. 이것을 본 유하연은 놀래서 급히 물었다. “왜 그래?” 강아람은 임신 중이지만, 유하연이 임신했을 때와는 달리 입덧이나 몸살 같은 특별한 임신 증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몸매에서 배가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도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임산부라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곤 했다. 오늘 갑자기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보고 유하연은 특히 긴장하게 된 것이다. “몰라, 요즘 배가 갑자기 아픈 느낌이 종종 들었어.” 비록 강아람도 의사이지만 산부인과 의사가 아니라서 이 상황에 대해 잘 몰랐다. 친구의 걱정 어린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요즘 와서 왜 이럴까?” 최근 그녀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 병원에 며칠 휴가를 내기까지 했다. 강아람의 말을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