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7화

유도경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한쪽 얼굴이 그림자에 가려진 채 모든 감정을 깊숙이 묻어버린 듯했다. “부대원들이 전원 전사했기 때문이야.” 이 말을 듣자 유하연의 눈은 순간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당장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유도경이 이야기를 이었다. “부대원 중 오직 고 비서만 살아남았어. 상부에서는 그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이번에 고 비서가 직접 나선 이상 상부에서는 거절할 수 없었어.” “왜 상부에서는 고 비서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거야?” 유하연은 고현우의 부대에 일어난 일이 상부와 연관되어 있기에 상부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도경의 안색을 보고는 더 이상 이 일을 캐물을 생각이 사라졌다. 고현우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상처일 테니 그녀는 다른 이의 상처를 일부러 건드릴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공장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일은 해결됐으니, 나 먼저 갈게.” 말을 마친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이 소식이 퍼지면 곧 진짜 폭풍이 닥칠 거야.” 유도경은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 역시 그날 점심 제복 차림의 사람들이 유도경의 제약공장을 강제로 수색하고 제약 원료에서 독극물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어떤 최대 SNS 플랫폼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뜨거운 화제가 갑작스럽게 터진 후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고 SNS 플랫폼은 마비 직전까지 갔으며 이는 누리꾼들의 분노와 원한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동안 유도경과 유하연을 칭송하던 누리꾼들도 이제는 태도를 바꿔버렸다. 각종 욕설과 악담이 수천 그룹과 도운 그룹 공식 웹사이트를 뒤덮었다. 게다가 유하연과 유도경의 개인 SNS는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들은 대응하지 않았지만 부득이하게 공식적인 댓글 편집 기능을 닫아야 했다. 이것은 단지 온라인상 압박에 불과했다. 더 무서운 것은 오프라인에서 두 기업의 고객들이 대량으로 환불을 요구하거나 주문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매장들은 이 문제를 처리하느라 지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