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그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졌고 마음속에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을 하려 했지만, 그때, 위엄 있는 남성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너는 결코 굴러들어온 존재가 아니야!” 임정민이 위층에서 내려오며 엄숙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수아야, 넌 나와 혜란의 친딸인데 어떻게 굴러들어온 존재가 될 수 있겠어!” 그는 말을 마치고 임현우를 돌아보며 얼굴을 굳혔다. “현우야! 그게 오빠로서 할 말이야?” 임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임정민은 고개를 돌려 임수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 “수아야, 네 오빠도 화가 나서 잠시 심한 말을 한 것뿐이야.” 임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순간 말실수였다고 해도, 마음에 그런 생각이 있으니까 튀어나왔을 것이다. 임수아는 갑자기 모든 게 의미 없다고 느껴졌다. 예전의 그녀는 이 가족에 어떻게든 녹아들고 싶었고 가족들이 진심으로 자신을 받아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너야말로 굴러들어온 사람’이라는 말뿐이었다. “자, 식사하자.” 이때 임정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식사하는 동안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분위기는 정말 어색했다. 식사를 마친 후, 임수아는 바로 떠나려고 했다. “수아야, 아빠랑 잠깐 위층에 올라가자.” 임정민이 갑자기 말했다. 임수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임정민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임수아는 용건을 물었다.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임수아를 바라보며 임정민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수아야, 윤 대표하고는... 요즘 잘 지내?” 그의 질문에 임수아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이것이 그의 최대 관심사니까. “잘 지내요.” 임수아는 대답한 후 잠시 뜸을 들였다. “안심하세요. 시혁 씨와는 당분간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그 대답을 들은 임정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당분간? 당분간이라니 무슨 뜻이야? 결국 윤 대표와 이혼하겠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