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임현지는 하유민이 가소롭기 짝이 없었다.
겉으론 점잖은 척, 고고한 척 다 하면서 속이 그렇게 뻔히 들여다보이는데 대체 뭘 숨긴다고 저러나.
그 따위 연기에 속을 거라 생각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하유민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
“임현지 씨,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오늘은 당신 약점 잡으러 온 게 아니라고요. 진심으로 연합하자고 한 거예요. 그런데 정말 이렇게 거절하실 건가요?”
임현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를 믿고 그런 제안을 해주신 건 고맙죠. 하지만 저는 윤 대표님을 좋아한 적 없고 그분과 수아 사이를 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같이 손잡을 수 있겠어요?”
임현지는 꼭 말 안 듣는 아이를 다독이는 듯한 연민 섞인 미소를 지었는데 그 모습은 하유민의 분을 자극했다.
하유민은 순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임현지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좋아요. 그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죠? 오늘 있었던 일, 전부 없던 일로 할게요.”
그러면서 임현지가 뭔가 더 말하기도 전에 가방을 거칠게 들고 등을 돌렸다.
그녀의 뒷모습에는 분노와 굴욕감이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
“쾅!”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와 함께 카페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제야 임현지는 소파에 기대어 앉아 앞에 놓인 커피잔을 유유히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잔을 내려놓으며 그녀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섞인 냉소가 피어올랐다.
‘날 바보로 아는 건가? 정말 협력이랍시고 저런 말을 하면 내가 덥석 물 줄 알았던 걸까?’
애초에 협력이 아니라 이용일 뿐, 막상 일이 터지면 자신 하나 끌어다 희생양 삼겠다는 계산이 뻔히 보였다.
진짜 일이 터지기라도 하면 하유민은 분명 아무 망설임 없이 임현지를 앞세울 것이다.
그녀가 윤시혁과 임수아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놨다며 책임을 떠넘길 게 뻔했다.
그때 가서 설령 하유민이 먼저 제안했다며 밝혀봤자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게다가 하유민은 하경림의 조카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애를 감싸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하유민은 임수아가 윤시혁과 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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